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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영화감상문

나 임신했어! '주노'

by 이와.. 2008.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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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내밴드에서 기타를 치고, 슬래셔 무비와 하드코어 락을 좋아하는 독특한 소녀 ‘주노’(엘렌 페이지). 첫 성경험을 해야겠다고 결심한 그녀는 친한 친구 ‘블리커’(마이클 세라)를 그 상대로 정한다. 거실 의자 위에서 거사를 치른 2달 후, ‘주노’는 아기를 가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뱃속의 아기도 심장이 뛰고, 손톱까지 있다는 말에 ‘주노’는 차마 수술을 하지 못하고 단짝 친구 ‘레아’(올리비아 썰비)의 조언에 따라 벼룩신문에서 아이를 소중히 키워줄 불임부부를 찾기 시작한다.

 신문 광고 속 사진만큼이나 근사한 집과 출중한 외모, 직업을 가진 ‘바네사’(제니퍼 가너)와 ‘마크’(제이슨 베이트먼) 부부. 환상적인 부모라고 확신한 ‘주노’는 이들에게 아기를 주기로 104% 결심한다. 당장이라도 아기를 안겨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일단 몇 개월 동안 ‘주노’의 뱃속에서 무럭무럭 아이가 자라기를 기다리는 세 사람.

 ‘주노’의 볼록한 배가 남산만해질 무렵, 블리커가 같은 반 여자애랑 댄스파티에 간다는 소식에 격분할 틈도 없이, 꼼꼼하고 여성스러운 ‘바네사’와 쿨하고 자유스러운 ‘마크’의 사이가 심상치 않음을 알게 되는데…




언제인지 기억은 안나지만, 우리나라에서 10대 소녀가 임신한 것을 소재로 한 '제니주노'라는 영화가 나왔었고, 관객과 평단의 혹평속에 그냥 사라진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그와 같은 소재를 가지고 만들어진 '주노'. 사실 난 '제니주노'를 보지 않았기에 표절이라는 것에 대해서 말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다만 그냥 드러나는 사실에서 알 수 있는 것이 '제니주노'와는 달리 '주노'는 많은 사람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는 점이랄까.

어느날 자기가 임신했다는걸 깨달은 주노. 그리고 그 사실을 알게되는 친구들과 부모님. 충격적인 일이지만, 영화속에서는 조금은 태연하게 그려진다. 문화의 차이일까? '주노'에서 좋았던 점중의 하나는 황당한 상황속에서 웃음을 유발한다거나, 어린아이들의 사랑을 인정할 수 없다는 부모세대의 입장과 우리들을 존중해달라는 십대들의 단순한 갈등을 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독특한 성격의 주노이기에 가능한 선택이겠지만, 주노는 아이를 낳아 사랑으로 보살펴줄 양부모에게 입양을 시키기로 결정하고, 부모님은 그런 주노의 선택을 존중해준다. 그 과정에서 어리기만 했던 주노가 조금씩 성장해나가는 모습이 보여지고, 장난 삼아 시작한 듯한 불장난의 결과로서 짐처럼 느껴지던 아기가 하나의 생명으로서 자신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주노를 통해서 보여준다. 그리고, 뒤늦게서야 아이의 아빠인 남자친구를 자신이 얼마나 사랑했는지도..

영화의 주제는 단순하지만, 오히려 주제를 드러내는 과정이 어렵지 않으면서도 매끄럽고 깊이가 있다고나 할까.. 십대의 임신에 초점을 맞추기 보단 그를 통한 그들의 '성장통'에 맞춘다면 부담없이 영화를 즐길 수 있을것 같다. 그렇다고, 어린 학생들의 임신에 동조하는건 아니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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