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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영화감상문

거룩한 계보

by 이와.. 2006. 10. 20.

감독  :  장진



출연  :  정재영(동치성), 정준호(김주중), 류승용(정순탄), 민지환(김영희)



















치성은 전라도 조직세계를 주름잡는 전설의 칼잡이다. 그의 곁에는 유년시절부터 주먹세계에 입문하기까지 모든 걸 함께해온 죽마고우 주중이 있다. 마약 제조업자 최박사의 신기술을 노리는 조직의 명령으로 그에게 칼을 들게 된 치성은 모든 책임을 홀로 지고 감옥에 가게 된다. 그곳에서 그는 수년 전 죽은 줄로만 알았던 또 한명의 죽마고우 순탄과 우연히 재회하고 그간 마음에 담아둔 회포를 푼다.



한편, 치성을 감옥에 보내고 조직에 남게 된 주중은 마음이 착잡하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 날, 몇 해전 치성에게 한쪽 다리를 잃은 경쟁 조직의 보스 성봉식이 치성 부모에게 칼을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하고, 조직은 세력확장을 위한 검은 거래 속에서 그 사건에 대해 침묵하며 치성에게서 등을 돌린다. 주중은 치성에 대한 연민으로 마음이 괴롭지만, 조직원으로서의 의무감을 떨쳐내지 못하고 갈등하게 된다.



10년간 조직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쳐온 치성은 치를 떠는 배신감에 분노한다. 이제 그에게 남은 건 오직 하나! 치성은 조직에 대한 복수를 결심하고, 순탄을 포함한 감옥 동기들과 함께 탈옥을 모색한다. 각양각색의 탈출방법을 시도하던 중, 일명 거룩한 계보 일행은 뜻밖의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마침내 탈옥에 성공한다. 탈옥 후, 치성은 최후의 목표인 조직의 보스 김영희를 만나러 가던 중, 조직원의 신분으로 자신을 마주해야 하는 주중과 피할 수 없는 대결의 순간을 맞이하게 되는데.



어떻게 해서든 친구의 선택을 되돌리고 싶은 주중과 복수를 향해 내달리는 치성, 그리고 치성의 선택에 동참한 거룩한 계보 무리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거룩한 계보라는 영화를 처음 알게 됐을때, 정재영, 정준호의 콤비 보다 더 나의 관심을 끌었던건 '장진'감독의 존재였다. 언제나 그의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엇박자코드의 유머를 이번에도 접할 수 있을까? 하는 호기심.. 그러면서도 예고편에서 느껴지는 뻔한 조폭들의 이야기 같은 느낌 때문에 보는 것이 망설여 지기도 했다. 아는 여자로 한차례 히트를 치고 난 후에 박수칠때 떠나라를 통해서 다소 많은걸 보여주기 위해 자신의 장점을 놓친게 아닌가 싶었었는데, 그래도 다시 한번 그만의 감각을 믿고 선택하게 된 거룩한 계보는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주었다.



변함없는 진지함 속에서의 웃음 유발과 억지스럽지 않으면서 독특한 상황에서의 돌발적인 표현 등.. 그리고, 그 안에 드라마의 진지함을 같이 잘 버무려낸듯 하다. 진지하기만 했다면, 남자의 의리니 신념 등을 나열한 무거운 르와르 영화가 될 수도 있었을테고, 마냥 웃기기만 했다면 가문의 영광 시리즈 같은 웃기위한 영화가 됐을 수도 있지만, 장진감독은 그 둘 사이의 절묘한 줄타기를 성공한듯 싶다. 거기에 장진 감독의 스타일과 너무나도 잘 맞는 듯한 정재영의 연기는 주연배우로서 극을 이끌어가는 그의 힘을 다시 한번 느끼게끔 해주고, 정준호 역시 능글 맞으면서도 의리 있는 주중의 모습을 잘 표현해낸듯 싶다. 거기에 오히려 정준호 보다 더 존재감이 느껴지는 류승용의 모습은 앞으로 좀 더 비중있는 그의 모습을 기대하게 만들며, 장진 영화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조연들의 모습들을 찾아보는 재미 또한 솔솔하다.



요즘 스트레스를 받아서인지 너무 진지한 영화들은 좀 피하게 됐었는데, 이런 상태에서 최근에 본 영화중 가장 몰입하면서 부담없이 즐길 수 있었던것 같다. 또 다른 장진의 영화를 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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