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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영화감상문

달콤한 인생

by 이와.. 2006. 2. 11.
 



감독 : 김지운

출연 : 이병헌(선우), 김영철(강 사장), 신민아(희수)  

국내 등급 : 18세 관람가

공식 홈페이지 : 국내 http://www.bitter-sweet.co.kr/









{어느 맑은 봄날, 바람에 이리저리 휘날리는 나뭇가지를 바라보며, 제자가 물었다. "스승님, 저것은 나뭇가지가 움직이는 겁니까, 바람이 움직이는 겁니까?" 스승은 제자가 가르키는 것은 보지도 않은 채, 웃으며 말했다. 무릇 움직이는 것은 나뭇가지도 아니고 바람도 아니며, 네 마음 뿐이다.}



서울 하늘 한 켠, 섬처럼 떠 있는 한 호텔의 스카이라운지. 그 곳은 냉철하고 명민한 완벽주의자 선우의 작은 성이다. '왜'라고 묻지 않는 과묵한 의리, 빈틈 없는 일 처리로 보스 강사장의 절대적 신뢰를 획득, 스카이라운지의 경영을 책임지기까지, 그는 꼬박 7년의 세월을 바쳤다.



룰을 어긴 자는 이유를 막론하고 처단하는 냉혹한 보스 강사장. 그런 그에게는 남들에게 말 못 할 비밀이 하나 있다. 젊은 애인 희수의 존재가 바로 그것. 그녀에게 딴 남자가 생긴 것 같다는 의혹을 가진 강사장은 선우에게 그녀를 감시, 사실이면 처리하라고 명령한다.



희수를 따라 다니기 시작한 지 3일째, 희수와 남자 친구가 함께 있는 현장을 급습하는 선우. 하지만, 마지막 순간, 그는 알 수 없는 망설임 끝에 그들을 놓아준다. 그것이 모두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 믿으며 말이다. 그러나 단 한 순간에 불과했던 이 선택으로 인해 선우는 어느 새 적이 되어 버린 조직 전체를 상대로, 돌이킬 수 없는 전쟁을 시작하게 되는데...



{어느 깊은 가을밤, 잠에서 깨어난 제자가 울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스승이 기이하게 여겨 제자에게 물었다. "무서운 꿈을 꾸었느냐?" "아닙니다." "슬픈 꿈을 꾸었느냐?" "아닙니다. 달콤한 꿈을 꾸었습니다." "그런데 왜 그리 슬피 우느냐?" 제자는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며 나지막히 말했다. "그 꿈은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7년동안 조직을 위해서 개처럼 일해온 그에게 어느날 조직의 보스가 내린 '처벌'. 그리고, 필사적으로 살아나 조직을 무너뜨려가며 결국 보스와 대면한 그가 내뱉은 한마디. '왜 그랬어요? 정말 날 죽이려고 했어요'. 보스는 그 순간에도 그를 타이르고, 그가 총을 내려놓는 순간 아마도 생각했을 것이다. 자신의 생각하는데로 이 상황을 끝낼 수 있을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 순간 다시 보스에게 이런 말을 꺼낸다. '돌이킬수 없잖아요'.

달콤한 인생에서의 핵심은 바로 이 말이라 생각된다. 조직에 충성하며, 자신의 임무를 깔끔하게 처리해가고, 호텔의 실장으로서 자신의 삶을 즐거이 누려가던 주인공의 달콤한 인생이 어느 한순간의 일들로 인해 뒤틀리고, 다시는 쫓을 수 없는 꿈이 되어버린 상황에서 돌아가지 못할 과거를 뒤로하고 끝을 향해 치달아가며 무너지는 삶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런 극단으로 치달아가는 과정을 제대로 보여준 이병헌의 연기에 새삼 박수를 쳐주고 싶다. 그와 함께 영화를 끌어가는 다른 조연들의 모습도 영화를 돋보이게 하는데 한몫을 하고 있다. 특히나, 이젠 주연급으로 완전히 성장해버린 황정민의 그 악의 가득한 모습이나 비열함을 제대로 보여주는 문실장, 겉으로는 강한척 자존심만 가득한 보스를 보여준 김영철 등의 연기또한 인상적이다. 그리고, 그런 연기를 빛나게 하는 화면연출. 이 점이야말로 달콤한 인생을 보면서 영화를 멋지게 만들었다라고 생각하게끔 해주는 부분이였다.

영화의 마지막으로 갈수록 상황이 너무 커져버려 총부림이 난무하는 장면은 좀 지나쳤구나 하는 생각이 들지만, 한국형 르와르의 최고작이라고 손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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