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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영화감상문

집으로

by 이와.. 2006. 2. 11.
원제 : 집으로...

감독 : 이정향

주연 : 유승호, 김을분, 동효희

제작사 : 튜브픽처스

배급사 : CJ 엔터테인먼트

제작국가 : 한국

등급 : 전체관람가

상영시간 : 80 분

장르 : 드라마

홈페이지 : http://www.thewayhome.co.kr







기차를 타고, 버스를 타고, 먼지 풀풀 날리는 시골길을 한참 걸어, 엄마와 7살 상우(유승호)가 할머니(김을분)의 집으로 가고 있다. 형편이 어려워진 상우 엄마는 잠시 상우를 외할머니 댁에 맡기기로 한다.



말도 못하고 글도 못 읽는 외할머니가 혼자 살고 계신 시골 외딴집에 남겨진 상우.

전자오락기와 롤러블레이드의 세상에서 살아온 아이답게 빳데리도 팔지 않는 시골가게와 사방이 돌 투성이인 시골집 마당과 깜깜한 뒷간은 생애 최초의 시련이다. 하지만, 영악한 도시 아이답게 상우는 자신의 욕구불만을 외할머니에게 드러내기 시작한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외할머니가 그렇듯 짓궂은 상우를 외할머니는 단 한번도 나무라지 않는다.



같이 보낸 시간이 늘어날수록 상우의 할머니 괴롭히기도 늘어만 간다. 빳데리를 사기 위해 잠든 외할머니의 머리에서 은비녀를 훔치고, 양말을 꿰매는 외할머니 옆에서 방구들이 꺼져라 롤러블레이드를 타고... 그러던 어느 날, 후라이드 치킨이 먹고 싶은 상우는 온갖 손짓발짓으로 외할머니에게 닭을 설명하는 데 성공한다. 드디어 커뮤니케이션이 시작되는가 싶지만, 할머니가 장에서 사온 닭으로 요리한 것은 “물에 빠트린” 닭. 백숙이었다.











어린 시절에 할머니에 관한 추억을 떠올려본다. 나를 비롯한 손주들을 이뻐해주시기만 하시며 많은걸 주시려고만 했었던 할머니의 사랑이 내가 떠올릴 수 있는 희미한 추억의 전부이다. 할머니, 할아버지를 기억할 수 있는 많은 사람들의 기억속에 남아있는 그분들에 대한 인상은 바로 이러한 무조건적인 사랑이 아닐까?



이정향 감독은 이러한 많은 사람들의 기억속에 남아있는 그 분들에 대한 추억을 이번 영화를 통해 아련하게 그렇지만 명랑하고 풋풋하게 그려내고 있다. 도시아이로서 영악함이 가득한 상우와 그런 상우를 사랑으로만 대해주시는 할머니의 충돌과정과 이해과정은 보는 이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면서도 시간이 흐를수록 마음 깊숙히 여운을 남겨주고 있다.



이야기의 큰 흐름 자체는 평범하지만, 그안에 표현되어지는 이야기 하나 하나들은 기억속에 남을 수 있도록 표현해낸 이정향 감독의 감각과 그걸 완벽하게 표현해낸 김을분 할머니와 유승호 어린이의 연기에 박수를 보내며, 사람이 살아가면서 느끼게 되는 여러 감정들 중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코드를 잘 찾아서 보여주는 이정향 감독이 다음엔 어떤 소재를 활용해 영화를 만들지 기대해본다. (나에게도 할머니에 대한 좀 더 많은 추억이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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