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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영화감상문

시월애

by 이와.. 2006. 2. 11.
감독 : 이현승

주연 : 이정재, 전지현

제작사 : 우노필름

제작국가 : 한국

상영시간 : 분

장르 : 멜로







# 이런 영화

(시.월.애)는 이현승 감독의 세 번째 연출작. 95년 (네온 속으로 노을지다)를 연출한 후 "영화는 이제 싫다" 했던 그의 마음이 동한 건 고 유영길 촬영감독의 빈소에서였다. 그 곳에서 예전에 함께 작업했던 동료들을 보았다. 좋아보였고 다시 돌아가고 싶었다. 고 유영길 촬영감독의 "영혼"이 손놓고 있던 그를 다독인 셈이다. "시간을 훌쩍 넘어선 사랑"이라는 뜻의 (시.월.애)는 1999년 집을 떠나는 은주가 자신의 옛 애인에게서 혹시 올지 모를 소식을 받아달라는 편지를 다음 입주자에게 남기면서 시작된다. 그러나 그 편지를 받아보는 이는 2년 전 그 집의 첫 입주자인 성현. 편지는 계속해서 오가고 "집"은 이제 성현과 은주의 감정을 실어나르는 "우편배달부"가 된다. "시월애"는 성현이 은주를 위해 설계하는 집의 이름이다. 시간 축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인물들의 기억과 감성은 "집"을 통해서 풍부한 형태로 간직되고 에누리없이 전달된다. 이때문에 공간을 컷으로 분할하는 것은 자제할 생각이다. 1월 말 크랭크인 할 (시.월.애)의 카메라는 (유령)의 홍경표 촬영감독이 잡는다. 이현승 감독은 성현 역으로 일찌감치 이정재를 낙점했다.

감독 한마디

"이번 영화는 철저하게 밑바닥에 깔린 감성만으로 만들 거다. 그래서 영화에 매혹됐던 출발점, 그 때의 설렘으로 돌아가자고 스스로에게 주문한다. 시놉시스 보면 알겠지만 이번 작품에선 전에 짓눌렸던 중압감을 벗어던질 생각이다. 그렇다고 요란한 판타지 멜로물은 절대 아니다. 시나리오가 맘에 들었던 건 같은 장르에 속한 작품들의 패턴이나 스타일과 다른 잔잔함 때문이었다. 이번 작품은 미장센에 치우쳤던 전작들과 달리 인물들의 경험과 기억과 감정들을 소중하게 다룰 것이다. 물리적인 시간과 공간은 중요치 않다. 연기자들에게도 철저하게 모노로그적으로 자신의 감정과 표현을 소화하라고 주문할 생각이다. 부딪힘 없이 각각의 감정만으로 서로 다른 시간 좌표에 놓인 두 인물이 감정적인 유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말이다."










가을이라 그런가? 아름다운 멜로 영화 한편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시기에 개봉한 시월애. 그 시간을 넘어선 사랑은 그런 나의 바램을 충분히 충족시켜주는 듯 하다. 영화의 기본 포맷은 시간을 넘어선다는 면에서 지난 봄에 개봉한 '동감'과 비슷하다. 그렇지만, 편지로 두 주인공이 얘기를 나누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면은 몇 년전에 개봉한 영화 '접속'과 비슷하며, 시월애 속에서 느껴지는 잔잔함은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의 그것과 비슷하다.



그렇다면, 시월애는 단순히 기존의 영화들에서 느낄 수 있었던 특성들을 잘 버무려놓은 것에 그치는 영화일까? 그렇지는 않다. 우선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영화의 시작부터 느낄 수 있는 바로 '영상미'이다. 영화 초반부 안개가 자욱한 바다의 모습은(바다긴 하지만 나에겐 호수같다는 느낌이 더 강하게 와닿았다) 바로 시월애에서의 영상미를 두드러지게 해주는 것이었으며 그 화면을 보면서 나는 유키구라모토의 'lake misty blue'라는 피아노 연주곡을 들으면 참 좋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여기서 바로 또 하나 두드러 지는 것이 바로 음악이다. 내 개인적으로는 유키구라모토의 피아노 연주를 좋아하는 데다가 그 영화화면이 유키구라모토의 연주곡중에 하나랑 굉장히 매치가 되는 관계로 그 음악을 떠올렸지만, 영화속에서 그 화면과 함께 들려오는 김현철의 음악도 나무랄게 없다고 느껴진다.



사실, 이 영화를 보기전부터 시월애의 사운드 트랙을 사서 들었는데, 그래서인가? 영화를 보는 내내 음악을 더 잘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참고로, 전지현이 카페?에서 이전 남자로부터 '미안해'라는 말을 들을 때 그 카페에 깔리는 음악은 사운드 트랙에는 없는 곡인데 김현철의 '일생을'이라는 곡이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 ^^;) 이렇듯, 시월애의 가장 강점은 바로 그 영상미와 그에 어우러지는 음악이 아닌가 한다. 감독이 관객들에게 한편의 뮤직비디오를 보여주는 듯 하다고나 할까..



그 안에서 배우들의 연기는 몇몇 장면을 제외하면 영화속에 잘 녹아들어갔다고 느껴진다. 이정재야 당연히 믿고 있었지만, 전지현도 예상외로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으니까.. 영화의 마지막은 해피엔딩으로 끝나게 되는데, 그것 때문인가? 한창 가슴 조리면서 슬픔에 묻혀가던 것이 한순간에 확 바뀌어 버리게 된다. 어찌보면 그냥 그 상태로 슬프게 끝났으면 왠지 영화의 여운이 더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영화 속에서나마 행복하게 끝나는 사랑을 보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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