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이야기/영화감상문

봄날은 간다

by 이와.. 2006. 2. 11.
원제 : 봄날은 간다

감독 : 허진호

주연 : 유지태, 이영애, 박인환

제작사 : 싸이더스

배급사 : 시네마 서비스

제작국가 : 한국

등급 : 15세 이상

상영시간 : 106 분

장르 : 멜로 / 드라마

홈페이지 : http://www.springday.co.kr







이젠… 왜 날 사랑하지 않아?



사운드 엔지니어 상우(유지태)는 치매에 걸린 할머니와 젊은 시절 상처한 아버지, 고모와 함께 살고 있다. 어느 겨울 그는 강릉방송국 라디오PD 은수를 만난다. 자연의 소리를 채집해 틀어주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은수는 상우와 녹음 여행을 떠난다. 자연스레 가까워지는 두 사람은 어느날 은수의 아파트에서 밤을 보낸다. 너무 쉽게 사랑에 빠진 상우는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그녀에게 빨려든다.



그러나 겨울에 만난 두 사람의 관계는 봄을 지나 여름을 맞으면서 삐걱거린다. 이혼 경험이 있는 은수는 상우에게 결혼할 생각이 없다며 부담스러운 표정을 내비친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라고 말하는 상우에게 은수는 그저 “헤어져”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영원히 변할 것 같지 않던 사랑이 변하고,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우는 어찌 할 바를 모른다.



은수를 잊지 못하는 상우는 미련과 집착의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서울과 강릉을 오간다.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가장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와닿을 수 있는 주제는 사랑이 아닐까? 허진호 감독은 이런 사랑의 보편성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절대절명의 순간앞에서 불타오르는 사랑도 아니고, 특별한 사람이나 꿈꿔 볼만한 사랑이 아닌 그냥 일상의 사랑이야기를 이리도 잘 표현해내니 말이다.



몇년전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허진호 감독은 죽음앞에서 다가오는 사랑이야기를 보여줬었다. 그때는 사랑을 주인공이 사진속에 자신의 모습을 남겨가면서 감정을 정리해가는 모습을 통해서 보여줬다면, 봄날은 간다에서는 녹음기 속에 담겨있는 소리속에 사랑이 담겨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랑의 시작을 봄날이라 한다면, 상우는 그런 봄날의 과정을 '녹음기'속에 담아두게 된다. 그리고, 봄날이 이미 지나가버렸을때 그는 어느날 문득 녹음 테잎을 정리하다가 그 안에 담겨있는 지나간 봄날을 떠올리게 된다. 그때의 그는 어떤 심정이였을까? 할머니는 상우에게 이런 말을 한다. '떠나간 버스와 여자는 잡는게 아니란다.' 그게 상우의 정답이였고, 그리고 어쩌면 우리의 정답일 것이다. 그렇게 '봄날은 간다'라는걸 깨닫게 된 상우는 새로운 소리를 찾아나서게 되면서 영화는 마무리 된다.



영화속에서는 한 사람의 사랑이 소리와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 영화를 보면서 공감을 느낄것이라 생각된다. 상우에게 '소리'가 있었듯이 우리에게도 지나간 봄날을 떠올리게끔 만드는 그 무엇인가가 있을테니 말이다.



사실적인 화면안에 사랑으로 인해 두 연인에게 느껴졌을 슬픔과 기쁨의 감정들을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살려내는 허진호 감독과의 3년만의 만남은 그래서 반갑다고 할수 밖에 없다.

'영화이야기 > 영화감상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물  (0) 2006.02.11
시월애  (0) 2006.02.11
번지점프를 하다  (0) 2006.02.11
비천무  (0) 2006.02.11
반칙왕  (0) 2006.02.11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