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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영화감상문

로스트 메모리즈

by 이와.. 2006. 2. 11.
원제 : 2009 로스트 메모리즈

감독 : 이시명

주연 : 장동건, 나카무라 토오루, 서진호

제작사 : (주) 인디컴

배급사 : CJ 엔터테인먼트

제작국가 : 한국

등급 : 12세 이상

상영시간 : 136 분

장르 : 액션 / 드라마 / SF

홈페이지 : http://www.lostmemories.co.kr/







제1도시 도쿄 , 제2도시 오사카, 그리고... 동아시아 일대는 '일본제국'이라는 이름 하에 '대동아 공영권'으로 재통합된 지 이미 100년의 시간이 흘렀으며, 이제 조선이라는 이름은 지구상 어디에도 자취를 잃은 지 오래다. 그러나... 정체를 알 수 없는 반정부 레지스탕스 후레이센진(不令鮮人)들과 모든 음모의 원흉인 이노우에 재단 사이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일본 제3도시 서울 반정부 레지스탕스 후레이센진들이 정계의 거물급 인사 이노우에가 주최하는 유물 전시장에 침투, 파티장을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만든다. 이 테러를 진압하기 위해 JBI(Japan Bureau of Investigation) 특수 수사요원 사카모토 마사유키와 그의 절친한 친구 사이고 쇼지로가 투입된다. 테러는 발생 10분만에 완전 진압되지만, 사카모토는 비정치적 전시 행사를 습격한 이들의 불분명한 테러 목적과 단 한명의 민간인 희생자도 없는 절묘한 테러 방식에 의문을 품게 된다.

결국 이 테러 사건의 면밀한 재조사를 주장하는 사카모토는 사건을 축소 은폐시키려는 JBI 수뇌부들과 갈등하게 된다. 이에 사카모토는 독단적으로 수사를 감행하고, 후레이센진들이 지속적으로 이노우에 재단과 관련된 테러를 벌여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이 사건들의 배후에는 거물급 정계인사 이노우에의 음모가 숨어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나 JBI 수뇌부들은 이런 사카모토의 주장을 묵살, 정직처분까지 내리고, 그의 친구 사이고마저 사카모토에게 수사 중단을 강권한다.

혼자서 후레이센진들의 조직을 파헤쳐나가던 사카모토는 급기야 JBI의 조작극에 의해 동료 경찰 살해라는 누명까지 쓰고 심한 부상을 입는다. 거기다 유일한 친구 사이고 마저 다시 만날 땐 총구를 겨눌 수밖에 없을 거라는 말까지 남긴 채 사카모토를 떠난다.

부상을 입고 거리를 헤매던 사카모토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후레이센진들의 아지트까지 흘러 들어가고...










"만약 그때 그 일이 이렇게 됐다면"이라는 가상은 많은 영화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시발점이 되곤한다. 그렇다면 이런 가상은 어떨까? 일제시대 안중근 의사의 이토히로부미 암살이 실패한 이후 조선의 독립은 일어나지 않고 2009년이 될때 까지 조선은 일본의 식민지로서 존재하게 된다면.. 2009년 로스트 메모리즈는 바로 이러한 가상을 통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영화의 초반에 관객들에게 던져주는 이런 시대적 상황은 꽤나 발칙하고 어떻게 보면 도발적이라고 까지 느껴진다. 그리고 영화는 이러한 상황을 시각적으로 잘 표현해줌과 동시에 강렬한 액션신을 통해서 사건의 발달을 이끌어 냄으로써 영화속에 몰입하게끔 만든다. 그러나 초반이 어느 정도 넘어가게 되면서 많은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이 영화를 마무리 지을까?'에 대한 의심에 가까운 궁금증을 가지게 될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관객들은 시작은 장대하되, 결말은 흐지부지 해지는 그런 영화들을 많이 접해왔으니 말이다.



이런 생각에 빠져들때쯤 이 영화는 드디어 본격적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드러낸다. 이 순간이 바로 이 영화의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는 시점이며, 그리고 관객들에게는 당황스럽게 느껴지는 순간, 또 동시에 이 영화의 타협점을 보게 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과정이 이전의 다른 영화들처럼 아주 김이 빠져버린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물론 그 당황스러움에 웃어버릴지는 모르겠지만..



이때부터 영화를 이끌어나가는 힘은 두 주연 배우의 몫이 된다. 우정과 국가 사이에서 흔들리지만 앞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는 모습들을 농도 짙게 표현해내주고 있다는 면에서 한국을 대변해주는 장동건과 일본을 대변해주는 나카무라의 연기는 아주 인상적이다. 우리 나라의 입장에서 본다면 장동건의 입장은 민족주의 적이지만 그러한 점은 쉽게 상투적인 쪽으로 빠지기가 쉽다. (이전에 쉬리에서 한석규와 최민식의 도덕교과서에 나올법한 이야기를 기억하는가?) 그러나 여기서 일본의 입장을 또 나름대로 대변해주는 나카무라라는 인물의 설정은 영화의 흐름이 완전하게 한쪽의 입장으로만 빠져드는걸 막아준다. 그럼에도 영화 전체의 흐름을 막지는 못하지만 말이다.



로스트 메모리즈는 이런 여러 특성을 살펴봤을때 꽤나 다양한 특성을 가진 영화이다. 가상의 역사를 설정하고 그 진실을 파헤쳐가는 모습에서는 스릴러의 모습을 보여주며, 두 주인공의 갈등상황은 극적인 드라마의 모습을, 화려한 액션장면은 액션 블럭버스터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에 대한 완성도도 지금까지의 국내 SF블럭버스터 영화중에서는 단연 으뜸이라고 말하고 싶다. 다만 아쉬운 점은 앞서 말했듯 영화의 결말 부분에서는 초반의 기발했던 발상과는 달리 상투적이라고도 느껴지는 민족주의로 타협해버리고 만다는 점이다. 한일관계는 우리나라에 있어서만큼은 민감한 문제이니 어쩔 수 없는 안전한 결말의 선택이였다 보여지지만, 이왕 시작한 역사적 가정이었으니 무언가 좀 더 기발한 결말은 없었을까?



스토리의 구성과 몇몇 연출부분에서 아쉬움은 남지만, 이전의 이런 비슷한 스타일의 한국영화들과 비교해봤을때 로스트메모리즈는 분명 좀 더 나아진 모습을 보인다는 것에 만족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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