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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야기/앨범감상문

이승환 egg

by 이와.. 2006. 2. 11.
이승환 7집 - Egg (Sunny Side-Up & Over Easy) - 10점
이승환 노래/티 엔터테인먼트


불과 몇개월 정도의 기간을 두고 찍어내듯이 앨범을 발매하는 가수들도 많은 요즘 시대에 2년이란 공백을 깨고 드디어 이승환이 돌아왔다. 앨범을 들어보니, 2년이란 시간은 그의 음악을 기다려온 사람들에게는 긴 시간이였을테지만, 앨범을 준비해온 이승환 스스로에게는 짧은 시간이 아니였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승환의 지난 행보를 돌이켜보면 4집 휴먼은 그의 음악적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앨범이였는데, 이번 7집을 통해서 그는 또 한번 변환점에 놓여있다는걸 알려주고 있다. 팬들이 기대할 수 있는 그의 음악을 Sunny-side에, 그가 다른 한편으로 추구하고 싶었던 음악을 over easy에 구분지어 넣어놓은 구성도 4집의 water,fire로 구분지었던것과 비슷하다. 구성에 있어서 차이점이 있다면 이번에는 아예 그 스케일을 키워서 각각의 side를 한장의 앨범으로 독립시켜 놓았다는 것 정도랄까..



우선 sunny side부터 살펴보면 쉽게 듣고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노래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독특한 점은 sunny라는 말 답게 아주 화사하다는 것이다. 언젠가부터 이승환 앨범에 계보처럼 이어져오는 농도짙은 감성을 뿜어내는 발라드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나마 '잘못'이나 '기다림' 같은 노래들이 그런 분위기를 내어주고 있지만, '천일동안', '애원', '그대는 모릅니다' 등등의 곡들과 비교해보면 이승환의 이번 선택은 확실히 좀 더 가볍고 편안한 분위기라는걸 느끼게 된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한편으로는 이번 앨범은 그 슬픔이란 감성의 극한을 건드리는 듯한 이승환의 노래를 기대해온 팬들에겐 아쉽게 다가올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그런 아쉬움을 뒤로 접고 들어봤을때 sunny side앨범은 참 산뜻하고 담백한 앨범임에는 분명하다. 전형적인 이승환식 발라드라 할 수 있는 '잘못', '기다림'이란 노래 이외에도 한 여인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아기자기 하게 표현한 'A song for you' , 탭댄스의 경쾌함과 이승환의 재치가 어우러지는 '삼촌 장가가요', 뮤지컬 적인 느낌을 살려주는 '춤바람'같은 다양한 풍의 노래들이 앨범의 매력을 더해준다.



suuny side와 상반되는 over easy부분에는 그가 4집부터 꾸준히 추구해왔던 락음악의 향연을 펼쳐주고 있다. 지난 6집에서는 모던락의 시도가 아주 돋보였다면, 이번 앨범은 그 보다 한층 강한 음악들로 꾸며져있다. 테크노 사운드와 락뮤직이 다소 충격적으로도 들려오며 그 안에서 부르짖는 이승환의 가사 역시 어느 하나 가볍지만은 않다. 그리고 락이란 장르를 소화함에 있어서도 이승환 답게 웅장하기도 하며 경쾌하기도 하다는 점은 이승환식 락이라 부를 수도 있을 듯 하다. 물론 그 와중에도 Fight같은 노래는 '이거 서태지 아냐?'라는 의구심이 들게 만들만큼 그답지 않게 아주 하드코어적인 노래도 있지만 말이다. 그리고, 이런 음악자체를 떠나서 그가 소화해내는 락, 메탈음악에서의 보컬 자체만으로도 그의 능력과 매력을 여실히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기교 뿐만 아니라 그안에서 느껴지는 강한 힘은 분명 최근 기교만으로 입에서 웅얼거리듯이 노래를 부르는 많은 신인가수들이 본받아야 할 것이다.



항상 그의 새앨범을 들을때마다 느끼는 점은 그의 멈추지 않는 음악에 대한 열정이라 할 수 있는데, 이번 7집 역시 그런 그의 열정과 노력이 살아있기에 만족스러운 앨범이였으며 그때문에 난 또 다시 그의 새로운 음악을 기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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