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이야기/짧은서평

전(傳)을 범하다.

by 이와.. 2015. 8. 8.



전을 범하다

저자
이정원 지음
출판사
웅진지식하우스 | 2010-11-01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방자전]보다 발칙하고 [장화, 홍련]보다 잔혹한 13가지 옛 ...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전을 범하다. 


굉장히 도전적인 제목이 아닐까. 


책에서는 4가지의 주제로 나누어서 총 13편의 고전을 다루고 있는데, 제목에서 느낄 수 있는 뉘앙스처럼 일반적으로 생각해왔던 '권선징악' 분위기에서 벗어나 색다른 시각으로 저자의 견해를 풀어내고 있다. 


죽은자의 변이라는 주제에서는 장화홍련전, 심청전, 적벽가를


욕망의 늪이라는 주제에서는 장끼전, 토끼전, 지귀설화를


지배자의 힘에서는 홍길동전, 황새결송, 양반전, 김현감호를


나의 재발견에서는 춘향전, 김원전, 전우치전을 다루고 있는데, 모든 작품에서 다양한 판본들의 텍스트를 분석하고, 그 시대의 상황과 연결지어 살펴봄으로써 일찍이 알지 못했던 또 다른 사실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이 있는 책이다. 


예를 들어, 장화홍련전에서 항상 악으로만 여겨지는 계모가 실제 그 당시 사회에서 얼마나 약자였는지, 심청전에서의 효로 여겨지는 심청의 행동이 사실은 그 당시 사회에서 부모를 위한 자식의 희생을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집단살인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 등이 얼핏 들으면 과하거나 이해가 가지 않을 수도 있지만, 논리적으로 텍스트를 해석하며 풀어내고 있기에 독자들은 작품을 좀 더 폭넓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고전을 통해 현재 우리 사회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를 드러내는 부분도 있는데, 고전을 통해서 현실을 직시하고 미래를 바라보는 것은 색다른 것이라 할 수 없지만, 독자에게 또 다른 생각을 열어주는 것이라고도 생각된다. 


몇몇 이야기의 해석에서는 오히려 사회에 대한 혹은 고전소설의 기본적인 인식에 대한 비판적 시선을 강요당하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그런 일부분으로 책의 매력이 감소하지는 않기에 한번 쯤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 생각한다. 사실 읽고 나면 한 번이 아니라 다시 읽어보며 곱씹어봐야 할 책이라는 생각도 든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