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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짧은서평

유쾌한 대서사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by 이와.. 2015. 11. 1.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 10점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열린책들



이야기는 자신의 100세를 기념하는 날 요양원에서 도망치는 주인공 알란의 모습을 그리면서 시작한다. 100세가 넘었는데도 창문을 넘어 낯선 곳을 향해 떠나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단순히 '정정하시네' 정도로만 생각했다가는 이 이야기의 광대함에 큰코 다칠지도 모르겠다. 


첫 장에서 그렇게 주인공의 현재 시점의 이야기를 다루다가, 그 뒤로 넘어가면서 주인공의 옛날 이야기들이 등장하기 시작하고, 그 두 시간적 배경속의 주인공이 겪게되는 이야기를 교차하면서 들려준다. 현재 시점의 이야기에서는 주인공의 어찌보면 단순한 일탈 행동이 범죄조직과 연결되고, 거기에 독특한 인물들이 등장하면서 예상 외의 이야기 전개를 보여준다. 독자를 더 황당하게 만드는 건 주인공의 과거가 세계사를 흔들 만큼 굉장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스탈린, 마오쩌둥, 닉슨, 김일성 등등과 교분을 쌓으면서 원자폭탄을 여기저기 만들어주고 있으니 말이다. 


이렇게 짧은 글로만 적어놓으니 더욱 황당하게 느껴지는데, 이 책의 재미는 이런 개연성 없어보이는 사건들을 기가 막히게 연결시켜 놓는다는 점이고, 그 부분에서 큰 재미를 준다는 것이다. 


근래 들어 읽었던 책 중에서 가장 황당하면서도 가장 유쾌하게 읽었던 것 같다. 고민하며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때로는 주인공의 '될대로 되라'는 식의 쿨내 진동하는 행동이 주는 카타르시스를 느껴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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