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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영화감상문

그래비티-단조로운 듯 강렬한..

by 이와.. 2014. 7. 1.



그래비티 (2013)

Gravity 
 8.1
감독
알폰소 쿠아론
출연
산드라 블록조지 클루니에드 해리스오르토 이그나티우센폴 샤마
정보
SF, 드라마 | 미국 | 90 분 | 2013-10-17
글쓴이 평점  


광할한 우주를 배경으로 한 영화인데, 주요 등장인물은 2명 뿐이다. 그 중에서도 매트역을 맡은 조지클루니는 주인공의 어깨를 다독여주고 손을 잡아주는 보조적인 인물이고 사실상 영화는 산드라블록이 연기한 라이언스톤 박사를 통해서 진행된다. 


사랑하는 어린 딸을 잃은 후 스톤박사의 삶에 남은 것이라고는 직장과 집을 오고가며 드라이브를 하고, 라디오를 듣고, 대부분은 일을 하는 것 뿐이다. 그런 그녀가 모든 것을 잊고 절대적인 고요속에서 아무 생각없이 일에 몰두하기 위해 선택한 곳은 바로 우주. 영화는 그녀가 우주 정거장에서 작업을 하는 모습에서 부터 시작된다. 


옆에서 쉴새없이 수다를 떨며 이야기를 건네는 매트에게도 무심하게 반응하며 묵묵히 자기 일을 하던 그녀에게 갑자기 위성의 파편이 날라오면서 사건이 진행된다. 매트와 스톤 박사 이외에는 모두 그 사고로 인해 사망하게 되고, 그 둘 역시 잠시 후 선택의 기로에서 서로 떨어질 수 밖에 없게된다. 당연히 의도된 아이러니겠지만, 행복해보이는 가족 사진만을 남겨두고 파편으로 인해 사망해버린 동료와 자신의 생활속 에피소드를 남에게 질리도록 이야기할 정도로 삶을 즐기던 매트가 아닌, 살아간다는 것에 의미를 잃어버린 스톤 박사만이 절박함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를 쓰게 되는 모습은 이 영화의 주제가 무엇인지를 잘 표현해주는 설정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배우들의 연기이다. 특히 홀홀 단신으로 낯선 공간에 남겨져 갖은 감정의 변화를 표현해내는 산드라블록의 모습을 보면서 이 배우가 내가 알던 산드라블록이 맞나 싶을 정도로 깊은 인상을 받았다. 예쁘게 꾸미고 나오는 영화가 아님에도 그녀의 모습이 아름답게 보일 정도였으니 말이다. 거기에 덧붙여 조지클루니의 연기.. 그 중에서도 목소리 연기는 극 중에서 그의 목소리가 그리웠을 스톤박사 만큼이나 나 역시 계속해서 듣고 싶을 정도였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이야기와 연기를 단조롭지 않게 잡아내는 연출력이 좋았다. 우주복 헬맷에 비치는 모습을 통해 보여지는 우주와 지구의 모습이라던지.. 그런 부분에 아낌없이 화면을 할애하지 않았음에도 잠깐 그리고 얼핏 보이는 그런 모습들도 인상적이었으며, 잠시 혼자 숨을 고르며 태아처럼 몸을 구부릴 때 보여지는 그 화면속의 산드라블록의 이미지가 영화가 끝난 후에도 선명하게 기억에 남는 것 같다. 그리고, 우주의 장점으로 고요함을 이야기 했던 스톤박사가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온갖 종류의 소리에 노출되며 일어서던 모습은 쇼생크 탈출에서 주인공이 감옥을 나왔을 때 보였던 그 모습만큼이나 멋졌고, 공감할 수 있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참 많은걸 담아내고.. 그러면서도 참 담백하고.. 강렬했던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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