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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이야기/주절주절

내가 아이들에게 바랬던것

by 이와.. 2006. 2. 11.
교직 생활을 시작하기로 결심한 이후로 줄곧 바래왔던 것중에 하나가 나를 통해서 선생님이 되고 싶어하는 아이가 생기고, 그 아이가 실제로 선생님이 되서 훗날 재회를 하는 거였다. 그 아이의 인생에 있어서 나름의 역할모델이 되어주고 싶었다고나 할까? 지금 생각하면 모자라는 나 자신에 비해서 너무 원대한 꿈인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그러길 바라면서 날 반성하고 계속해서 좀 더 나아지도록 노력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다지곤 한다.







그런데, 바로 최근에서야 그것만을 바래서는 안된다는 당연한 사실을 몸소 깨달았다. 아이들에게 교사가 되길 바라는것 하나만으로도 무의식적으로나마 그런쪽의 편향된 교육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는걸 느꼈다. 아이들의 가능성은 활짝 열려있는 상태이니 무엇보다도 폭 넓은 경험을 갖게 해주는게 더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래서 그에 대한 작은 실천으로, 요 며칠 동안 아이들에게 음악시간을 활용하며 뮤지컬 음악을 들려줬다.







지킬앤하이드와 오페라의 유령.. 전체적인 줄거리를 대략 소개해주고, 각각의 주요 곡들을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선별해서 들려준후 부가설명을 해주는 방식으로 수업을 채워봤는데, 과연 이것이 아이들에게 어떻게 다가왔는지 구체적으로는 알수가 없지만(그래도 어느 정도 호감을 가지게 하는 효과는 있었던것 같다) 이걸 통해서 우리반 아이들 중 한두명이라도 뮤지컬의 매력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난 학군이라는 것에 대해서 잘은 모르지만, 확실히 다른 선생님들의 말처럼 우리 학교쪽이 다른 지역에 비해서 이런 여러 가지 문화적 경험을 하는데에 부족한 면이 있다는 걸 느끼고 있었기에, 나의 이런 작은 시도나마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이 되길 바랄 뿐이다.







내가 유행하는 댄스 뮤직만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그게 나쁘다는건 아니고..) 여러 음악을 좋아하게 된데에는 알게모르게 초등학교 시절 방송에서는 잘 들을 수 없었던 음악을 들려줬던 선생님에 대한 아련한 기억이 어느 정도 작용을 한것이 사실이기에, 먼훗날 아이들도 뮤지컬을 좋아하게 되고, 지금의 시절과 나를 떠올려준다면 왠지 모르게 기쁠것 같다. 나를 통해서 전달되어진 것들이 먼훗날에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걸 느끼게 된다면, 그것이야말로 선생님으로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기쁨이 아닐까.







나를 통해서 아이들이 좀 더 많은걸 접하고, 그리고 또 그것을 통해서 나 역시 모르던 무언가를 더 가져가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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