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의 시대적 배경은 임진왜란이 발생할 때 즈음인 선조시대의 이야기이다. 개인적으로 인조와 더불어서 가장 무능력하고 싫어하는 왕인 선조. 그 시대가 배경인 만큼 본 영화에서는 왕의 모자람과 서로 제 욕심만을 챙기는 관리들이 득세하던 시절을 통해서 몇몇 인물들의 대비되는 삶을 보여주고 있다.
양반은 권력 뒤에 숨고, , 광대는 탈 뒤에 숨고, 칼잡이는 칼 뒤에 숨어 각자의 역할을 지키며 살아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황정학(황정민)과 칼 뒤에 숨기 보다는 어지러운 세상 속에서 자신의 야심을 드러내며 살아가는 이몽학(차승원)의 대비와 그 둘 사이에 있는 견자(백성현).. 그리고 그들간의 또 다른 연결고리인 기생 백지(한지혜). 이 네 명의 인물이 꿈꾸는 삶의 대립과 어우러짐을 통해서 감독은 삶의 꿈 혹은 목표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는 듯 하다.
특히 삶의 주관이 확실한 두 주인공 황정학과 이몽학 사이에 견자라는 인물이 가미되면서 그런 면들이 두드러지게 된다. 아버지를 이몽학에게 잃은 후, 살아갈 방법과 길을 제시해주는 황정학에게서 가르침을 얻는가하면, 이몽학이라는 인물로 인해서 항상 서자라는 신분 탓만 하던 견자가 자신의 꿈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는 모습 등이 그러하다.
그렇게 각 인물들의 삶의 모습이 칼부림 속에서 부딪치듯 치열하게 그려지다가 영화의 마지막에서는 구름을 벗어난 달이 태양이 가리어 보이지 않듯이 결국 허망하게 스러져버리는데, 그 순간 영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뱃놀이 하며 웃고 싶었던 백지의 꿈과 자신의 아버지 같았던 스승인 황정학과 웃고 농치며 살고 싶었던 견자의 꿈이다.
어지러운 시대를 살아가며 세상을 구하려고 하고, 세상을 뒤짚으려 하는 인물들의 꿈도 중요하겠지만, 마지막 장면은 바로 소소한 꿈 역시 소중하고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아닐까.
왕의 남자 이후로 기대감이 많이 높아진 이준익 감독이기 때문인지, 이번 영화에서는 호평과 더불어 여러 비평도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주인공들의 어우러짐과 그로 인해서 드러나는 주제가 마음에 들어서 즐겁게 볼 수 있었던 영화였다.
여담으로 영화속 선조와 중신들의 모습은 사람 사는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는것을 다시금 느끼게 해줬다.
'영화이야기 > 영화감상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사적인 느낌이 드는 하이틴 연애물 트와일라잇사가 '이클립스' (0) | 2010.07.22 |
---|---|
21세기 춘향전.. 방자전.. (0) | 2010.06.13 |
1편이 없었다면 좋았을 2편.. 아이언맨2 (0) | 2010.05.04 |
스타일이 있는것 같은데 어설픈.. 비의 닌자 어쌔신.. (0) | 2010.04.11 |
외계인을 통해 비인간적인 인간의 모습을 드러내는 SF영화.. '디스트릭트9' (0) | 2010.03.2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