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시절에 한문 선생님이 고전문학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시면서 '춘향전'이 아름다운 이야기 이기도 하지만 원작은 아이들이 보면 안되는 야한 내용들이 담겨 있다고 말했던것이 기억 난다. 그때는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갔는데, 후에 판소리 춘향전을 토대로 만들어진 임권택 감독의 춘향전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그 때 선생님이 말이 사실이었구나 하고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춘향전에 그 부분에 초점이 맞추어진 작품은 아니지만 말이다.
방자전을 이야기 하려고 하면서 왜 이런 이야기를 길게 늘어뜨려놓았냐면, 바로 방자전은 춘향전의 그런 성적인 부분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감독 역시 음란서생을 통해서 나름 그런 성적 코드를 잘 살려냈던 이력이 있으니 방자전을 보기 전 부터 그런 요소들을 얼마나 재미나게 살려냈을까 하는 기대를 한 것도 사실이다.
그런 기대와 예상 속에서 방자전을 봤을 때, 방자전은 꽤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이다. 마영감이나 변학도 등의 조연배우들을 통해서 살아나는 웃음은 마치 음란서생의 그것을 연상시키면서 기대한 대로구나 하는 느낌을 충분히 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그와 더불어서 영화의 제목이 '방자전'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 역시 살펴봐야 할 듯 하다. 이몽룡은 단순히 백마탄 왕자가 아닌 계산적이면서도 음흉한 면이 있는 모습이며, 방자는 춘향이에게 사랑을 느끼며, 그 사랑을 얻고 이어가기 위해서 자신의 모든걸 걸고, 춘향이는 그 사이에서 갈팡질팡 하는 모습 등을 보여주면서 영화는 영화가 가지는 상상력과 그것을 통해서 느낄 수 있는 재미를 충분히 살려주고 있다.
다시 말해, 지고지순한 방자의 사랑과 집착하는 이몽룡의 사랑 그리고 그 둘을 저울에 재며 계산하는 춘향이의 사랑.. 그 세가지의 사랑이 충돌하고 엮이면서 어떻게 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방자전의 가장 큰 감상점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런 부분이 마지막에 가면서는 좀 상투적이 되는 듯 해서, 오히려 초중반 부에 많이 등장했던 웃음들이 좀 더 많았다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전반적으로 꽤 새로우면서도 즐겁게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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