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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영화감상문

2012는 과연 올까?

by 이와.. 2010. 2. 14.
[블루레이] 2012 - 6점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 아만다 피트 외 출연/소니픽쳐스

재난영화로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투모로우'. 그 영화를 끝으로 더 이상 재난영화를 만들지 않겠다고 말했던 롤랜드 감독이 그 말을 깨고 새로이 도전한 영화가 바로 '2012'이다.

2012년에 세계가 멸망할 것이라는 마야인들의 예언을 바탕으로 만들어졌기에 과연 어느 정도의 재난 규모를 실감나게 보여줄 것인지, 결말은 어떻게 될 것인지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던 영화였고, 개봉에 앞서 잠시 보여줬던 CG영상은 그 호기심을 기대감으로 바꿔놓기에는 충분했었다.

그러나, 기대감이 컸기 때문일까. 개인적으로는 2012는 머리는 좋은데 성적은 잘 안나오는 학생을 보는 것처럼 보여지는 것에 비해서 영화가 주는 재미는 상대적으로 약하지 않았나 싶다.

투모로우에 비해서 이야기에는 힘이 없고, 인물들 역시-재난 영화 속 인물들이 대부분 그렇지만- 평면적이다. 그렇다고 너무 형편없는 영화라고 할 수는 없는것이, 이야기의 모자란 부분을 채우려고 하는 CG 때문이다. 이전까지 존재해왔던 그 어느 재난영화보다도 거대한 규모의 CG는 평범한 이야기에 매력을 못 느끼는 사람들에게도 눈이 뜨일만한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도시가 주저앉고, 에베레스트 산위로 넘실거리는 해일을 실감나게 보여주는 영화는 이전까진 보지도 못했으니 말이다.

영화속에서 스승이 제자에게 찻잔에 차를 넘치게 따라부으며 가르침을 주던 한 장면처럼, 잔에 넘치는 듯한 CG효과를 조금 비우고 이야기를 채울 수 있게 했다면 정말 좋은 영화가 됐을 뻔 했는데, 뭐 아예 마실거리도 없이 텅텅 빈 잔 보다는 그럴듯한 CG로 가득 넘치기라도 했으니 오락영화로서는 괜찮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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