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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영화감상문

좋은 비는 때를 알고 내린다.. '호우시절'

by 이와.. 2010. 1. 5.





중국으로 떠난 출장길에 우연히 대학시절 사랑했던 메이를 만나는 동화. 예기치 못했던 옛사랑과의 조우에 동화는 이전에 느꼈던 설레임을 가지고 메이에게 다가가게 되고, 몇년의 공백 때문일까? 그런 그를 향해 다가올 듯 하면서 머뭇거리는 메이의 모습을 통해서 허진호 감독은 또 다른 사랑 이야기를 보여준다.

호우시절. 극 중에서 많이 등장하는 중국의 옛 시인 '두보'의 작품에 나오는 내용으로 '좋은 비는 때를 알고 내린다'는 뜻이란다. 제목에서 말하는 것처럼 영화속에서는 비내리는 장면이 종종 보여진다. 비로 인해 한 우산을 쓰고 더욱 가까워지는 연인과 비로 인해 자신이 흘리는 눈물을 감추게 되는 연인의 모습들이 동화와 메이를 통해서 보여지면서, 결국에 가서는 좋은 비는 사랑과 함께 온다고 이야기 해주기에 영화를 보고 나면 애틋하면서도 따뜻한 마음이 남게 된다.

기존에 감독이 만들어왔던 다른 영화에 비해서 사랑에 대한 따뜻하면서도 풋풋한 시선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오히려 이점 때문에 허진호 감독을 좋아했던 팬들은 변했다라는 이야기를 한다고도 하지만, 사랑이라는 것은 참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기에 '봄날은 간다'와는 다른 '호우시절'에서의 사랑 이야기도 나에게 좋았다.

그리고, 여전히 변하지 않는 허진호 감독의 디테일한 영상미와 분위기 연출 역시 좋았다. 사랑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 하기 때문일까. 두 주인공의 모습과 주인공이 활동하는 배경속의 영상들 속에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멋진 남자보다는 직장일과 세상일에 따라 흘러가는 30대 주인공을 연기한 정우성의 연기도 좋았고(그래도 멋진건 여전하지만..^^;;) 이 영화를 통해서 처음 알게된 고원원이란 중국 배우의 청초한 아름다움과 연기 역시 눈에 띄었다.

사랑은 인연이 맞아야 한다는 것을 이 영화를 통해 다시 한번 느끼게 될 것이며, 그 인연 역시 서로가 한발 다가감으로써 만들어낼 수도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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