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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영화감상문

담백하게 웃겨준다. '과속스캔들'

by 이와.. 2009. 1. 10.
과속스캔들 - 10점
/영화




한때 아이돌 스타로 10대 소녀 팬들의 영원한 우상이었던 남현수(차태현). 지금은 서른 중반의 나이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잘나가는 연예인이자, 청취율 1위의 인기 라디오 DJ. 어느 날 애청자를 자처하며 하루도 빠짐없이 라디오에 사연을 보내오던 황.정.남(박보영)이 느닷없이 찾아와 자신이 현수가 과속해서 낳은 딸이라며 바득바득 우겨대기 시작하는데!! 그것도 애까지 달고 나타나서…… 집은 물론 현수의 나와바리인 방송국까지. 어디든 물불 안 가리고 쫓아다니는 스토커 정남으로 인해 완벽했던 인생에 태클 한방 제대로 걸린 현수. 설상가상 안 그래도 머리 복잡한 그에게 정남과 스캔들까지 휩싸이게 되는데… 나 이제, 이거 한방 터지면 정말 끝이다! 끝!!




과속스캔들. 차태현 주연이라.. 영화에 대해서 아무런 정보도 얻지 않은 상태에서 제목과 차태현이라는 이름만으로 적당히 코믹함이 가미된 뻔한 드라마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가 재밌다는 소식 들리면 보고 최근에 차태현의 영화들이 좀 그랬듯이 심심한 느낌이면 적당히 패스해버리고.. 그런데, 영화는 입소문에 입소문을 거듭 이어가면서 결국 500만 관객을 넘겼다고 하기에, 얼마나 재밌길래 그럴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영화를 보게 됐다.

삼십대 후반에 십대시절에 한번 실수로 생겨난 자식이 있었고 그 자식이 어느날 손자까지 않고 찾아 온다는 줄거리 자체는 굉장히 작위적인 느낌이 들었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그런 작위적인 상황 자체를 전혀 어색하지 않고 과하지 않게 자연스럽게 살려낸 배우들의 연기와 연출에 있다는걸 깨닫게 됐다.

언제나 비슷한듯 하지만, 극 중 남현수 역을 맡은 차태현은 이전에 엽기적인 그녀에서의 모습만큼이나 자신에게 잘 맞는 옷을 입은 듯 능수능란한 연기를 보여줬고, 분명 이 영화의 히트에 크게 영향을 끼쳤을 박보영이라는 신인배우의 참신하면서도 풋풋한 모습 역시 영화속에서 돋보였다. 물론 아역배우나 몇몇 조연배우들의 연기 역시 빼놓을 수는 없을테고 말이다. 그리고, 이런 배우들의 연기를 잘 뽑아내면서 드라마속에 웃음을 과하지 않고 적절하게 살려낸 연출이야 말로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억지로 어떻게든 웃음을 짜아내고, 감동을 안기려고 하는 부분이 느껴지지 않으면서도 재밌고 나름의 따스함을 느낄 수 있게 해주기에 지금 같은 겨울에 보기에 참 좋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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