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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영화감상문

시간의 엇갈림을 다룬 멜로..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by 이와.. 2009. 2. 17.


어린 나이인데 노인의 모습을 하고 있는 주인공의 모습. 광고에 그렇게 등장하는 브래드피트의 모습을 보면서 이 영화가 조로화를 소재로 한 영화인 줄 알았었다. 일찍 늙어버리는 조로화를 다룬 영화들은 이전에도 있어왔고, 그 작품들은 대부분 어린 아이가 어른의 모습을 하고 이런 저런 사건들이 생겨나면서 어른들 세계의 가식을 들춰낸다거나 어른들이 잊고 살아가던 본질적으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내용들이 대부분이였다.

그런데,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조로화를 다룬 영화가 아니라 좀 더 환타지적인 상상력을 더해서 아예 사람의 일생이 아이에서 어른으로 그리고 노인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닌, 그 반대의 경우로 진행되 삶의 시작과 끝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태어나면서 부터 몸집은 아기지만 노인의 신체나이를 가지고 태어나고 점점 자라날 수록 젊어지면, 그 시간이 더할 수록 어려져가는 인물의 이야기를 다룬 것이다. 그리고 영화는 이 과정에서 앞서 이야기한 '조로'를 다룬 다른 영화들과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닌 남녀간의 사랑에 초점을 맞춰서 이야기를 진행시켜 나간다.

한마디로 '멜로드라마'영화라고 할 수 있는 것인데, 대부분의 멜로 영화가 남녀 주인공의 이런 저런 사연을 통해서 공간이나 사건의 엇갈림으로 안타까움을 더하고 사랑의 애절함이나 행복감을 극대화 시킨다면, 본 영화는 동시대를 살아가지만 벤자민의 선천적인 이상 증상으로 인해서 생겨나는 개개인의 시간의 엇갈림을 통해서 사랑을 부각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가능하게끔 브래드피트의 모습을 노인에서 앳띤 청년의 모습까지 변신시킨 헐리웃의 기술력도 나름 돋보이며 벤자민과 데이지가 서로를 원하면서도 엇갈릴 수 밖에 없는 사연을 풀어나가는 과정도 영화 상영 시간이 긴편이지만 질리지 않고 볼 수 있었다. 클라이막스라고 할 만한 부분이 약해서 한편으로는 밋밋하기도 하고, 영화의 주축이 되는 설정인 거꾸로 흘러가는 시간이란 부분이 억지스러운 면이 있기도 하지만 그래도 재미없다라고는 할 수 없을 듯 하다. 맛이 좀 싱겁다고 나름 맛이 있는 음식을 맛 없다라고 할 수는 없으니깐..

거기에 잠깐이나마 파릇파릇한 브래드피트이 모습을 볼 수 있으니 브래드 피트 팬들에겐 좀 더 어필할 수 있을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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