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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이야기/일기

폭풍같은 하루..

by 이와.. 2008. 3. 12.
아침.. 일찍 도착해서, 여유있게  교실환경 꾸미기 시작..

아침자습 시간 때 쯤 또 여유있게 2교시에 있을 전교회장 선거방송을 준비하기 시작..

그런데 이때부터 폭풍 시작..

최신형 캠코더가 사라졌다는 방송부 아이의 말.. '어디갔지?'..

찾아보니 매번 넣어두는 곳이 아닌 전혀 엉뚱한 캐비넷에 들어가있던 캠코더..

누군가가 사용하고 다른 곳에 넣어둔듯.. 그런데, 이번엔 캠코더 전원케이블 실종..

마지막에 사용했던 사람을 찾아내서, 전화연결을 통해 케이블 위치 확인..

이제 어느 정도 됐나 싶던데.. 이게 왠걸.. 갑자기 멀쩡하던 자막기가 작동 불능..

게다가 설상가상~ 2교시 예정이던 연설방송을 1교시부터 한다는 소식..

좀전에 여유는 공중으로 사라져버리고.. 부리나케 세팅 하고, 자막기 점검 시작..

이것저것 다 건드려봐도 자막방송 불능.. 어쩔 수 없다.. 자막은 못 넣고, 그냥 방송 시작..

아침에 나름 일찍 도착해서 스피커 분배기가 작년 설정으로 되어있기에 올해 4,5,6학년

교실이 작년에 어느 교실이였는지 파악하고 정리해둔 것 덕분에 그나마 다른 학년에 피해주는 일

없이 4,5,6학년에만 방송 송출 시작~

방송 시작후, 1번 후보가 연설을 시작할때쯤.. 교실로 돌아가 방송이 잘 나오나 체크..

그런데 이게 왠일.. 방송이 안나온다. 소리는 들리는데 영상이 들리지 않는다.

헉.. 이게 무슨 일이지.. 프로젝터가 이상한건가.. 이때쯤 여기저기에서 화면이 안나온다는

문의 전화 쇄도.. 다시 방송실로 가서 점검.. 준비와 방송 송출에는 이상이 없는데 어디에서

잘못된거지.. 모듈레이터도 잘 들어와있고.. 혹시나해서 프로젝터가 아닌 프로젝션tv가 설치된

교실 상황은 어떤지 알아보기 위해 다른 교실로 전화걸어 방송확인을 부탁..

아.. 그런데 거기도 안나온다고 한다. 전체 교내방송 마비..

이런 일 처음.. 순간 떠오르는 생각.. 냉난방 공사하면서 벽쪽에 있던 여러가지 케이블이

밖으로 다 드러나고 헝클어졌는데, 그때 모듈레이터와 연결된 케이블에 문제가 생긴것 같음..

그걸 짐작한다해도 방송으로 연설을 하는건 이미 불가능..

결국, 교감선생님과 상의 끝에 이전처럼 체육관에 4,5,6학년이 모여서 연설할 준비 시작..

체육관 기사님에게 전화해 마이크 설치 부탁드리고.. 곧바로 우리 학교와 오랫동안

일해온 방송수리업체에 연결시도.. 겨우 연결된 후에 들은 소리..

"죄송합니다. 저희가 폐업을 해서요. 다른 곳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 가슴 답답..

여하튼 우리반 아이들 데리고 체육관으로 이동 후 다시 새로 받은 전화번호로 업체와 통화..

연수실과 체육관과 교실을 왔다갔다 하는 나를 발견하신 교장선생님..

여러 교실에 컴퓨터나 tv선 등을 몰딩하거나 선정리가 필요하지 않는냐는 말씀..

이미 3월초에 그 문제를 느끼고, 행정실에 문의했는데, 행정실의 반응은 시큰둥..

정보부 예산으로 해야 되지 않겠냐는 말에, 2001년 폐기처분해야 할 컴퓨터가 쌓여있어도

예산 다 잘려서 돈 없어죽겠는데 어떻게 정보부 돈으로 하냐고 어떻게 할 수 없냐고 물었을때도

시큰둥 했던 행정실.. 내 선에서 안되겠다 싶어서 그 당시 교무부장님에게 말씀 부탁드렸으나

그 이후 어떻게 됐다는 이야길 들은게 없어서 결국 안되나 보다 했는데, 교장선생님이 교실

둘러보고 갑자기 꺼내신 말씀이 바로 이것.. 아.. 내가 생각 안했던 것이 아닌데 결국

그 문제에 관해선 난 생각도 못하고 있던 사람되는 듯한 느낌..

교장선생님에게 여처저차 말씀드리고 교실 오자마자 울리는 전화.. 행정실장님의 목소리..

교장선생님의 한마디에 바로 나에게 하시는 말씀.. '정보부장님이 선정리 필요한 교실 수요파악만

해주면 행정실에서 알아서 처리할께요'.. 아.. 순간 권력이 최고라고 잠시 느낌.. 허탈..

할 수 있는건데 내 말은 씨도 안먹히더니.. 아..

게다가 새로운 학급 늘어나면서 지난달 말에 품의 신청한 PDP가 조달청에서는 생산중지라며

오늘 바로 자기들이 마트 가서 사오겠다고 함.. 신청 한지가 언제인데 이제서야 연락이 오다니..

여하튼 이런 저런 일들 하며.. 수업은 이미 3시간이나 할 수 없는 상황이 되버리고..

그런데 잠시 후 교장선생님에게 걸려온 전화.. 어제 새로 구입해서 교장실에 설치한 프린터가

이상하다는 소리.. 올라가보니.. 정말 이상하다. 다른 교실에서 새로 설치된 같은 프린터를

점검했을때 잉크젯임에도 꽤 빠르게 출력되던데.. 왜 하필 어제 새로 설치한 6대의 컴퓨터중

또 교장실의 프린터가 말썽을 일으킬 줄이야. 하.. 복도 없구나..

오후에 있었던 일까지 쓰기엔.. 너무 복잡하고 힘들었던 하루..

아.. 무슨 포상자인가 표창인가 추천자에 대해서 오후에 결정난 사항을 가지고 이야기를 들었는데..

나야 뭐 별 생각 없었으니 가만히 있었는데, 추천된 사람 이름을 듣고 오히려 옆에 선생님이

나는 왜 안됐냐고 물으셨는데, 부장샘 왈 '명근샘은 이전에 우리 학교에서 받은적이 있어서..'

순간 빠르게 돌아가는 머리.. 내가 포상이니 표창이란것을 받은적이 있던가.. 전혀 없는데..

그 사실을 파악하신 부장님 급당황..  난 아무 생각 없다가 괜히 씁쓸..

웃으며 상복같은게 원래 없다고 함.. 미안해 하시는 부장님을 보니 괜시리 내가 더 죄송한 맘..

받을 생각을 한것도 아니였고.. 나보다 다 경력 높으신 분들이 받는 것이기에 상관없었는데..

교실에 와서 후배와 잠시 수다 떨며 오늘의 스트레스 덜어내던 중 꺼낸 농담..

"나.. 뭐 부장 더 하고 싶은건 아니지만.. 만약 내가 학교 1년더 남아있는다면

 난 분명 부장에서 잘릴꺼야.. 내가 하고 싶었던 것들 얘기 꺼냈다가 돈 때문에 못했는데,

 교장샘이 왜 그거 안하고 있냐며 본인이 행정실 통해서 처리해 버리시고..

 학급이 늘어났는데 교실에 tv도 제 때 못넣어주고..

  게다가 새 프린터 마저 교장실께 고장나다니.."

후배도 웃고 나도 웃고..

여하튼 여러모로 폭풍같이 지나간 하루.. 4교시 한다는게 믿어지지 않았던 하루..

뭐 그래도 오늘 해야할 일들은 나름 마무리 한것 같아서 다행..

내일은 좀 더 잔잔한 하루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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