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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짧은서평

요시모토 바나나 - 몸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

by 이와.. 2007. 7. 10.
몸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민음사

아주 오래전 이야기.. 추운 겨울 밤이였던걸로 기억한다. 뭘하고 있었더라. 정확하지는 않지만, tv에 나오는 개그프로 아니면 버라이어티쇼를 보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다가 전화가 울렸다. 발신자번호가 뜨던 시대도 아니였기에 목소리만으로 누군지를 분간해야 했는데..

몇개월만에 들리던 그 목소리.. 단 한마디.. "나 힘들어.."

단번에 그 사람이라는걸 알았었고,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눈물이 또르륵 흘렀던 기억이 난다. 그때 이후 그 기억을 되돌려보면서 깨닫게된건 내 스스로는 괜찮다라고 생각하고 이젠 아무렇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나의 의식과는 상관없이 몸이 더 정직하게 내 감정을 알아채고 반응할 수 도 있다는 것이였다.

물론 그 이후 한동안의 시간이 더 흐른 다음에 이제 더 이상 그사람에 관한 것에 몸이 반응하지 않게 된걸 느끼면서 이제 완전히 벗어났다는 사실도 깨닫게 됐었다.

책에 대한 감상을 쓰면서 이런 시덥잖은 옛얘기를 적게 된 이유는 요시모토 바나나의 '몸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가 이와 비슷한 내용들로 꾸며져 있기 때문이다. 여러 단편들 속에 각각의 인물들이 느끼는 지나간 과거 그리고 현재의 모습들과 몸에 각인되듯 그걸 기억하는 장면들이 여기저기서 펼쳐져 보인다. 읽어 내려가며 나는 어떠한지를 떠올려 보다가, 앞서 적었던 이야기들까지 쓰게 된것 같다.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눈물을 흘리고, 감정과는 달리 웃어보인 기억이 있다면 이야기속의 조금은 독특한 상황들에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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