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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영화감상문

괴물

by 이와.. 2006. 8. 7.



감독 :  봉준호



출연 :  송강호, 변희봉, 박해일, 배두나, 고아성



국내 등급 :  12세 관람가

















  햇살 가득한 평화로운 한강 둔치 아버지(변희봉)가 운영하는 한강 매점, 늘어지게 낮잠 자던 강두(송강호)는 잠결에 들리는 ‘아빠’라는 소리에 벌떡 일어난다. 올해 중학생이 된 딸 현서(고아성)가 잔뜩 화가 나있다. 꺼내놓기도 창피한 오래된 핸드폰과, 학부모 참관 수업에 술 냄새 풍기며 온 삼촌(박해일)때문이다. 강두는 고민 끝에 비밀리에 모아 온 동전이 가득 담긴 컵라면 그릇을 꺼내 보인다. 그러나 현서는 시큰둥할 뿐, 막 시작된 고모(배두나)의 전국체전 양궁경기에 몰두해 버린다.



그곳에서 괴물이 나타났다. 한강 둔치로 오징어 배달을 나간 강두, 우연히 웅성웅성 모여있는 사람들 속에서 특이한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생전 보도 못한 무언가가 한강다리에 매달려 움직이는 것이다. 사람들은 마냥 신기해하며 핸드폰, 디카로 정신 없이 찍어댄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은 둔치 위로 올라와 사람들을 거침없이 깔아뭉개고, 무차별로 물어뜯기 시작한다.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돌변하는 한강변. 강두도 뒤늦게 딸 현서를 데리고 정신 없이 도망가지만, 비명을 지르며 흩어지는 사람들 속에서, 꼭 잡았던 현서의 손을 놓치고 만다. 그 순간 괴물은 기다렸다는 듯이 현서를 낚아채 유유히 한강으로 사라진다.



어딘가에 있을 현서를 반드시 찾아야 한다. 갑작스런 괴물의 출현으로 한강은 모두 폐쇄되고, 도시 전체는 마비된다. 하루아침에 집과 생계, 그리고 가장 소중한 현서까지 모든 것을 잃게 된 강두 가족… 돈도 없고 빽도 없는 그들은 아무도 도와주지 않지만, 위험구역으로 선포된 한강 어딘가에 있을 현서를 찾아 나선다.











헐리웃의 최첨단 CG효과가 들어간 괴물이 아닌 한국에서 만들어진 괴물이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영화를 보기전 가장 크게 가졌던 호기심이였다. 그와 함께 과연 그것이 실감 날까? 하는 걱정도 앞섰던게 사실이다. 그러나 개봉하기 전부터 칸에서 엄청난 호평을 받으며 기대치를 한껏 높여줬던 괴물. 과연 어떤 영화길래 이렇게 호평을 받았던걸까?



칸에서 이미 수많은 엄청난 헐리웃의 괴물들을 봐왔던 사람들이 괴물의 놀라운 특수효과에 깜짝 놀라며 감탄을 하진 않았을 것이다. 분명 괴물에 등장하는 괴물은 나름대로 실감나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모든 사람들이 '한국에서 저 정도의 특수효과를 만들어 내다니.. 굉장한걸!'이라고 평하진 않을테니 말이다. 괴물이 다른 괴수물 영화와 다른 점은 괴물을 죽이는것이 목적이 아니라는 점이다. 애초부터 주인공들은 괴물을 죽여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 만약 그런 생각이었다면 현서가 괴물에게 끌려가 죽었을 것으로 추정됐을때부터 그들은 복수를 꿈꾸며 길을 나섰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목적은 오직 하나. 괴물에게서 현서를 구출해야 한다는 것이였다. 그것이 다른 괴수물과 다른 괴물만의 장점이자 특징을 잘 살려준다.



뭐하나 잘하는것 없이 어리버리한 강두, 그리고 그런 그를 아껴주는 아버지, 대학4년제를 나오고 학생운동에도 참여했지만 백수생활을 하며 사회에 대해서 불평만 가득한 남일과 양궁실력은 뛰어나지만 소심함을 극복하지 못하는 남주.. 따로 따로 엇나가듯 살아가던 그들이 현서를 되찾고자 하는 생각만으로 다시금 뭉쳐가는 모습들이 괴물에서 보여주는 가장 주된 주제라 생각된다. 그들의 여정은 여타 주인공들이 그렇듯이 어렵고 험난하지만, 마지막에서 가서는 헐리웃 영화처럼 정해진 행복보다는 담담한 일상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 점이야 말로 다른 헐리웃의 괴수물과 다른 한국의 괴물의 미덕이라 생각된다. 마치 이전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에서 송강호가 박해일에게 '밥은 먹고 다니냐'라는 대사를 했던것 같은 느낌.. 그렇기에 여운을 남겨주는 영화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운 느낌이 들기도 한다. 괴물이 등장하지만, 괴물에 대한 공포감은 그다지 느낄일이 없기 때문인지, 긴박감과 재미가 부족하다는 생각도 든다. 가족영화로서의 장점은 위에 이야기 했듯이 아주 잘 드러나있지만, 괴수영화로서의 임팩트가 약하기 때문인지 '이거 정말 최고구나'싶은 느낌이 들기엔 조금 부족하다고나 할까. 그래도 정말 잘 만들어진 영화임에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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