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웨어하우스

너무 미끼를 풀어버린.. 곡성.. 본문

영화이야기/영화감상문

너무 미끼를 풀어버린.. 곡성..

이와 2016. 8. 29. 15:35



올 봄 화제가 됐었던 곡성. 


영화 포스터에도 '절대 현혹되지 마라', '미끼를 물었다' 등의 간결한 문구가 등장하는데, 그 문구가 모든 것을 말해주는 영화였습니다. 호불호가 갈린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제 개인적으로는 불호에 가깝네요. 


영화의 주제를 무엇으로 생각해야 할까요? 의심과 의혹으로 인해 판단의 착오를 일으키는 우리들의 모습과 그 안에서 커지는 악의 힘 등이 영화의 기본 바탕이라고 한다면, 곡성은 거기서 더 선을 넘어서 그것들을 관객에게 까지 지나치게 강요하여 다양한 해석을 만들기 위해 애쓰는 쪽으로 연출이 넘어가버렸다는 생각입니다. 


이는 당연히 감독의 의도였겠죠. 관객이 관찰자의 입장에서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 할 수 있기 보다는, 마치 이야기속의 주인공이 되어 주인공과 마찬가지로 혼란스럽길 바랬다고 느껴지거든요. 


뭐랄까.. 전 축구경기를 관람하러 간거였는데, 마치 관람은 무슨 관람.. 빨랑 옷 갈아입고 시합뛰어! 라는 소리에 얼떨결에 시합에 참여한 듯한 느낌이랄까요. 


영화를 보고 나서 다양한 해석을 찾아보고, 또 자기 나름대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재미를 주는 것은(이걸 재미라고 한다면..) 분명하나, 각종 미끼를 던지느라, 이야기의 서사를 살리는 면에서는 너무 단절된 면들이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너무 하얀쟁반에 작은 티가 더 눈에 띄듯이, 이렇다 보니 사소하게 넘길 수 있는 부분에서의 개연성도 몇몇 부분에선 납득이 가질 않고요. 


그리고, 아예 그런 쪽의 연출에 맞추어서 다양한 해석을 만들어내길 바랬다면, 영화 상영 이후 감독 인터뷰에서 해석에 대한 정답을 내놓는 듯한 내용은 말하지 않았어야 한다는 생각도 듭니다. 


지나친 떡밥으로 맥락을 놓친 면에서 아쉬움이 남네요. 그래도 누군가 영화 추천해줄거냐고 묻는다면 한 번 쯤은 보라고 이야기는 하고 싶어요. 앞서 적었듯 호불호가 있다는건 그 만큼 강한 매력도 있는 셈이니까요. 


-- 여기서부터는 이야기 결말에 대한 해석이 담겨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감독은 일광(황정민)이 살을 날리는 굿이 효진이를 향한 것이라고 인터뷰에서 밝혔다고 합니다. 그말은 곧, 황정민은 의심의 여지 없이 외지인과 한 편이라는 것이죠. 외지인이 무명(천우희)으로 부터 받은 타격에서 벗어나, 힘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악의 모습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부분 역시 어느 쪽이 선이고 악인지를 분명히 드러내는 부분입니다. 그 외에도 그 둘의 연관성을 나타내는 부분은 여기저기서 드러나고 있지요. 아주 간단히는 훈도시부터 시작해서.. 


이 과정에서 아쉽게 편집으로 인해 희생된 것이 무명이라는 존재입니다. 마을의 수호신이라는 입장이 많은데, 까마귀와 무명의 연관성이라던지, 무명과 외지인의 대결 모습 등에 대한 단서가 영화에서 너무 소홀하게 다루어지니 이야기의 맥락이 끊어지는 느낌이 강합니다.


조금만 더 친절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한 편으로는 그러기에 정말 많은 부분을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영화에 대해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해보는 것은 실로 오랜만이거든요. 


우리 딸에게 왜 이런 일이 생긴 것이냐는 주인공의 질문에 일광은 낚시에 어떤 물고기가 걸릴 지 모르는 것 처럼 아무 이유도 없으며 왜 그런지도 모른다는 말합니다. 그리고, 똑같은 질문에 무명은 의심하였기에-다시 말해 무언가 잘못이 있고 원인이 있기에..- 그리 되었다는 일광과는 상반되는 답변을 내놓죠. 그 사이에서 어떠한 정답도 얻지 못하고 혼란에 빠지게 되는 주인공의 모습이 영화의 가장 큰 주제를 드러내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만약 기다렸다면 참사를 막을 수 있었을까?


영화를 보신 분이라면 누구나 생각해보셨겠죠. 


2 Comments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