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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야기/앨범감상문

조규찬.. 그이기에 듣게되는 그의 새 앨범.. 9

by 이와.. 2010. 8. 14.
조규찬 - 9집 - 10점
조규찬 노래/비타민엔터테인먼트


[조규찬이 직접 소개하는 "조규찬 9"]


1. Morning - 3'39" (타이틀곡)
작사: 조규찬 / 작곡: 조규찬 / 편곡: 조규찬

기타의 다이내믹, 피아노의 여음, 베이스 기타로 조절되는 사운드의 완급, 드럼의 절제된 움직임이 정적이지만 희망찬 아침을 표현해 주는 곡. 노래를 부름에 있어서 정확성 못지않게 기분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이 곡을 통해 알 수 있다. 그림으로 표현하자면 여백의 미가 느껴지는 수묵화라고 할까. 이어지는 트랙인 'Sunrise'까지 하나의 음악으로 감상할 수 있다.


2. Sunrise - 41"
작곡: 조규찬 / 편곡: 조규찬


3. WOW / feat. 이소라 - 4'48
작사: 이소라 / 작곡: 조규찬 / 편곡: 조규찬

전곡의 작곡 편곡은 물론 작사까지 했지만, 이 곡만큼은 이소라의 이야기가 꼭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듀엣과 함께 작사까지 이소라에게 부탁했다. 녹음실에 들어가기 전, 가사에 대해 이소라는 말했다. "요즘 사람들, 게임 많이 하잖아. 그런데 그 사람들이 그 '게임'을 하며 찾는 건, '사람'일지도 몰라. 친구가 되고 소통할 수 있는 사람 말이야. 어쩔 수 없이 외로울 수 밖에 없는, 그래서 서로가 필요한 사람과 사람을 얘기하고 싶었어. 보는 이에 따라서는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이라고 느낄 수도 있고." 강한 이소라의 목소리에 비해 부드러운 내 창법이 전형적인 남녀 보컬리스트의 듀엣곡 형태를 벗어나 있다.


4. Crzy / feat. 정인 - 3'59"
작사: 조규찬 / 작곡: 조규찬 / 편곡: 조규찬

현란하고 복잡한 노래보다는 곡 전체의 그루브를 멋스럽게 살리고자 했던 처음 의도에 잘 들어맞는 '멋스러운' 보컬리스트 정인이 만난 곡. 내가 기억에 따르면, 이 곡의 노래녹음은 가이드라인 없이 애드립으로 가수에게 완전히 맡겨버린 몇 안 되는 경우 중의 하나였다. 그 만큼 정인의 애드립 라인이 내 마음에 쏙 들었다. 이어지는 트랙인 'Pause'까지 하나의 음악으로 감상할 수 있다.


5. Pause - 30"
작곡: 조규찬 / 편곡: 조규찬


6. 어려운 말 / feat. Sweet sorrow - 3'58"
작사: 조규찬 / 작곡: 조규찬 / 편곡: 조규찬

그 동안 주로 내 목소리로 코러스를 쌓아왔던 나는 항상 멋진 보이스 팀을 찾고 있었다. 내가 편곡한 라인을 멋지게 소화해 내고 풍성한 배음을 만들어 낼 목소리의 주인공을 말이다.내가 찾고 있던 '멋진 보이스 팀'이 바로 이 곡에 참여한 Sweet Sorrow 이다. 나는 녹음하는 내내 이들의 아름다운 앙상블은 물론 각각의 개성 있는 보컬에도 감탄을 금치 못했다.


7. Instead of you - 4'34"
작사: 조규찬 / 작곡: 조규찬 / 편곡: 조규찬, 강화성

'80년대 팝 키드'인 내 음악적 정서가 잘 담겨진 곡이라 자부한다. 음악이 드라마나 영화 혹은 게임 아니면 게임의 배경음악으로서, 그러니까 '기능'으로서 존재하기 전, '목적'이었던 시절을 그리워하며 만든 곡이다.


8. 풍선 - 4"41
작사: 조규찬 / 작곡: 조규찬 / 편곡: 조규찬

하나의 이별 안에 존재하는 두 개의 이별을 얘기한 곡. 1절은 '절망'이고 2절은 '희망'이다.
모든 후렴은 결국 화자가 말하고자 하는 절망에 속해있다. 이별노래가 슬프려면 부르는 이가 함께 우는 방법도 있지만, 밝은 리듬과 경쾌한 선율이 주는 모순의 슬픔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는 생각을 편곡에 담았다.


9. Is this love - 4'21"
작사: 조규찬 / 작곡: 조규찬 / 편곡: 조규찬, 강화성

바로 전 트랙인 풍선에서 언급한 '부르는 이가 함께 우는' 발라드. 때로는 현학적이고 은유가 많은 문장보다 짧게 내려놓는 "슬프다."라는 말이 더 가슴에 들어올 때가 있다. 이 곡에서 나는 'is this love' 라는 픽션 속 주인공이 그냥 큰 소리로 울도록 내버려뒀다.


10. Without you / feat. 박완규 - 4'52"
작사: 조규찬 / 작곡: 조규찬 / 편곡: 조규찬, 강화성

언젠가 한 번은, 꼭, 저 가수와 작업을 해 보고 싶다 - 라고 생각하는 대상이 뮤지션들에게는 있게 마련이다. 나에게 있어서 박완규는 언제나 그런 존재였다. 내가 한창 음악을 듣고 꿈꾸던 시절, 그러니까 내 청소년기의 배경음악은 락(rock)이었다. 그런 내가 내 목소리와는 맞지 않는 하드 락(hard rock)을 접고 난 후 난생 처음으로 발견한 '완벽한' 락 보컬리스트가 바로 이 곡에 참여한 박완규이다. 역시 락은 락커(rocker)가 연주하고 노래해야 해! 라는 감탄이 절로 나오는 곡.


11. Just married / feat. 해이 - 3'24"
작사: 조규찬 / 작곡: 조규찬 / 편곡: 조규찬

아내인 해이와 함께 부른 곡. 요즘 어쿠스틱 기타에 심취해 있는 해이가, 내가 들려준 두 개의 후보곡 가운데서 선택한 곡이다. 이야기하듯 노래하고 어느 순간 나도 스며든다. 결혼은 하려는, 결혼식중인, 신혼여행지에서 함께 낯선 달을 바라보는 혹은, 이미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져 버렸다고 생각하는 모든 연인들의 이야기다.


12. Suddenly / feat. 박혜경 - 4'21"
작사: 조규찬 / 작곡: 조규찬 / 편곡: 조규찬

때로는, 멜로디가 아무리 아름다워도, 편곡이 아무리 좋아도, 아름다운 목소리의 자리를 대신할 수 없을 때가 있다. 때로는 같은 멜로디도, 같은 편곡도 다른 무엇이 되도록 만드는 힘을 가진 목소리가 있다. 이 곡을 만난 박혜경의 목소리에서 그런 힘을 느꼈다.
'모던 락(modern rock)하면 떠오르는' 박혜경 특유의 감각적 보컬을 만날 수 있는 곡.


13. Jessie - 4'13"
작사: 조규찬 / 작곡: 조규찬 / 편곡: 조규찬

나에게는 하나의 로망이 있다. 그것은 사랑하는 아내와, 그리고 이 가사에서는 직접 언급되지 않았지만(픽션이라는 점을 기억해 주시길) 가사를 쓰는 내내 이 글의 공간 안에 함께 있었던 아들과 보트 여행을 하는 것이다. 그 보트의 이름은 Jessie이다. 그 보트 얘기를 화자와 화자의 보이지 않는 상대를 이야기 위에 앉혀두고 전개해 나가는 곡.
복잡한 리듬과 억지스러운 라임을 피해 노래하듯 말하고, 말 하듯 노래한 도입부가 독특하다.


14. Drive 2 - 4'28"
작사: 조규찬 / 작곡: 조규찬 / 편곡: 조규찬


15. April song / With April's mom - 4'32"
작사: 조규찬 / 작곡: 조규찬 / 편곡: 조규찬

악기의 수를 최대한 줄여서 솔직한 목소리를 드러낸 곡이다. 아들이 태어나기 전 애칭이었던 April을 가져와 제목에 붙였다. April 아빠 내 기타와 이펙터(effecter) 사용 없이 가깝게 들리는 목소리 그리고 April 엄마 해이의 허밍, 이 소리들이 어우러져 우리가 사랑하는 아이 바로 앞에서 함께 노래 불러주는 모습처럼 흐른다. 곡의 중반부에 나오는 아들의 아기시절 목소리와 후반부에서 내 노랫소리에 교차하는 April 엄마 해이의 'Smiley face' 노래가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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