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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짧은서평

SF문학의 걸작.. 해저 2만리

by 이와.. 2010. 1. 10.
해저 2만리 - 10점
쥘 베른 지음, 쥘베르 모렐 그림, 김석희 옮김/작가정신


몇 해 전 많은 사람들에게 판타지 붐을 일으켰던 영화 '반지의 제왕'. 반지의 제왕의 원작은 대부분의 사람이 알고 있듯이 바로 소설이었다. 판타지 소설이지만, 단순히 오락용으로 읽혀지는 책이 아니라 문학작품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만큼 판타지 소설 장르에서 단연 돋보이는 책이었고, 그런 평가를 받는 데에는 반지의 제왕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페이지 안에서 정말 실존할 것만 같은 판타지 세계관을 확실하게 구축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판타지 처럼 실존 하진 않을 지라도 독자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접하게끔 해주는 장르가 또 있으니 바로 'SF(Science fiction)'이다. 그리고 SF 장르에서 반지의 제왕과도 같은 명성을 얻을 만한 작품을 꼽을 때 쥘 베른의 '해저 2만리'를 빼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1800년대에 최첨단의 과학기술이 집약된 노틸러스호라는 거대한 잠수함을 활용해 해저를 탐험하는 네모선장과 우연찮게 그 잠수함에 탑승하게 된 학자의 이야기를 탐고 있는 이 책은 참 많은 다른 작품들에 영향을 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떠올랐던 건 일본 애니매이션 제작사인 가이낙스의 '이상한 바다의 나디아'였다. 노틸러스호와 네모 선장이라는 소재를 통해서 사라진 대륙 아틸란티스를 이야기했던 애니매이션으로 어린 시절 정말 재밌게 봤었던 기억이 나는데, 그 작품 역시도 해저 2만리를 통해서 이야기를 만들어 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자인 쥘 베른은 실제로 20세기를 거의 경험하지 못 한 19세기를 살았던 인물이었는데 불구하고, 자신의 상상력을 통해서 지금 읽어도 현대적이라 느껴지는 SF 소설을 만들어 냈다는 것이 대단하게 여겨진다.

인간이 아직까지 그 완전한 비밀을 파헤치지 못한 바다를 배경으로 쥘 베른은 그만의 상상을 마음 껏 펼쳐냈으며, 그것은 곧 네모선장과 아로낙스 박사 일행의 해저탐험으로 완성이 되었다. 쥘 베른이 네모선장이라면 곧 독자들은 오로낙스 박사가 되어 네모선장이 들려주고 보여주고 체험하게 해준 다양한 바다속 체험을 오로낙스 박사와 함께 경험함으로써 SF의 재미에 빠져들 수 있다.

책의 중간 중간에 삽입된 삽화들을 통해서 당시에 해저탐사 기술과 바다 생물들을 좀 더 구체적으로 접할 수 있는 것도 이야기의 생생한 재미를 느끼는데 도움을 준다.

처음 책을 받았을 때, 마치 대학교에서 쓰이는 두꺼운 교재 같은 느낌이어서 언제 이 책을 다 읽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은 책장을 펴서 해저로의 모험에 빠져드는 순간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책장의 마지막을 덮으면서 앞서 적었듯 왜 이 책이 SF장르에 있어서 걸작으로 평가받는지도 느낄 수 있었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며 실감난 체험을 통해서 SF라는 장르의 재미가 극대화 될 수 도 있겠지만, 종이위에 펼쳐지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야기만으로도 얼마나 SF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지를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여담이지만, 이 책을 읽고나니 베르나르의 신작인 '신'이란 소설 속에 등장했던 쥘베른의 비중이 좀 더 컸었으면 더 좋았겠다 싶은 생각도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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