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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self

나쁜 여자

by 이와.. 2006. 2. 11.
노래방에 같이 가줄래..



몇개월만이였을까요..

우리 서로 애써 외면하며 지내온 시간의 흐름에도 차츰 익숙해져갈때..

어느날 갑자기 당신 나에게 저 한마디를 건냈었죠..



아마도 당신은 나보다 더 잘 알고 있었나봅니다..

당신의 그 부탁을 거절하지 못할 나라는걸..

참 불공평하죠..

난 내가 이제 거절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난 나를 미처 몰랐고..

이런 나를 당신은 다 알고 있었으니..



그래..



그렇게 도착한 노래방.. 단둘이 처음오는 노래방이지만..

마치 그렇게 하기로 정해져 있는듯..

당신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고..

난 멍하니 앉아 당신의 노래를 들었었죠..

그리고 그제서야 난 왜 노래방에 왔을까 생각해 봤죠..

"왜 나를 사랑하지 않아.. 왜 나를 사랑하지 않아.."

당신의 마음에서 부터 쏟아져 흘러내리는 노래가사를 들으며..

그래.. 또 누군가가 당신을 아프게 하는 거라는걸 알 수 있었죠..



당신 혼자 담아두기엔 참 많은 것들이 있었는지..

참 오래도록 당신은 많은 것들을 쏟아냈고..

난 당신이 원했듯 아무말 없이 그것들 내 마음속에 담아두었죠..



고마워..



한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쉼없이 노래를 부르던 당신은..

그 마지막에 나에게 또 다시 한마디를 건냈답니다..

날 참 마음 아프게 하는 말이지만.. 당신 역시 그 말 밖에 할 말이 없겠죠..

미안해라는 말은 나에겐 너무나 잔인한 말일테니깐..



그래.. 이제 괜찮아졌으면 나가자..

조심해 들어가.. 내일보자..



저기 저 멀리 걸어가는 당신의 뒷모습을 바라봅니다..

그게 내가 할 마지막 배려니까요..

그리고 이제 내일이면 우리 다시 서로를 외면하겠죠..



당신 참 나빠요..

날 그렇게 잘 알면서..

왜 내가 당신을 어떻게 담아두고 있는지는 알아주지 않는거죠..

당신이 파애를 부를때..

왜 내 마음이 부서지고 있는 소리는 듣지 못하는 거죠..



왜..



..

..



당신 참 나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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