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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영화감상문

기대했던것 보단 불편했던.. '박쥐'

by 이와.. 2009. 5. 5.





박찬욱 감독의 영화를 볼 때면, 인상적이었다는 생각과 함께 불편했다는 느낌을 받곤 했다. 그런데 그 불편함이라는 것이 인간으로서 가지게 되는 딜레마를 건드리는 부분이었기 때문에, 영화가 이상하다느니 별볼일 없는 영화라느니 등의 불평 불만을 하지 못하고, 마치 자신의 약점을 누군가가 쿡쿡 찌르는 듯한 느낌을 가지며 극장을 나오게 됐었다.

박쥐 역시 그런 류의 영화였다. 신부지만 뱀파이어가 되면서 자신이 평생을 꿈꿔왔던 것들을 버리고 쾌락을 위해서 살게되는 송강호와 힘을 가짐으로써 인간의 생명을 멸시하는 듯한 뱀파이어의 모습을 보게 되면서 많은 불편함을 느꼈다.

그런 주제를 표현해내는 배우들의 호연은(특히 김옥빈의 경우) 기대 이상이었으나, 그것을 연출해내는 모습은 개인적으로는 고개를 갸우뚱 거리게 됐다. 박찬욱 감독만의 스타일이 묻어나오는 연출이긴 했지만, 이전 작품들에서도 이미 충분히 본 듯한 느낌, 자신이 잘하는 장기를 가지고 다시 한번 장기자랑에 나온 듯한 느낌이랄까. 너무나 박찬욱 스러웠기 때문인지, 새로움은 덜했던것 같다.

별점을 준다면, 5개 만점에 3개를 주고 싶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에 대해서 극단적인 호평 아니면 혹평을 한다고 하던데, 어중간한 3개를 주고 싶은 이유는, 박찬욱 감독이 무엇을 말하려고 했는지 짐작이 가는데다가 새로운 것은 없는것 같다고 했지만 어찌됐든 수준 높은 연출이였고 배우들의 호연이 있었다는 점이 좋았고, 그럼에도 어떤 주제를 이야기 하고 싶었는지 깊이 생각하고 싶지 않은 불편함이 분명 존재했기 때문이다.

그 양쪽이 이해가 되기 때문에 영화에 대해서 강하게 추천을 하기도 그렇다고 혹평을 하기도 뭐한 그런 영화였다. 분명한건 개인적으로는 기대한 것 만큼의 인상깊은 영화는 아니였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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