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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야기/앨범감상문

음악을 살리는 목소리. 박정현 7집

by 이와.. 2009. 5. 1.

박정현.. 이름만으로 음악에 대한 신뢰감을 주는 가수. 좀 더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그다지 훌륭하지 않을 수 있을 음악도 그녀가 불렀을 때 생명력을 가질 수 있을 정도라는 느낌을 받게 해주는 보컬리스트라고 생각한다.

그런 그녀의 7번째 앨범. 이전 앨범부터 자기 스스로 프로듀싱까지 하고 있다던데, 가수로서 뿐 만이 아니라 뮤지션으로서의 자기의 재능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 같다. 이번 앨범은 전체적으로 봄처럼 밝고 경쾌한 느낌이 많아 진 것 같다. 첫번째와 두번째 트랙인 '치카치카'와 '청순가련 리나박'만 들어보더라도 '아! 그렇구나'하고 느끼게 될 것이다.

네번째 트랙인 '만져줘요'는 왠지 이전 'ps. I love you'같은 박정현의 대표곡 중에서도 조금은 잔잔한 스타일이 잘 살아나는 곡이다. 이전 앨범들 같으면 이 곡이 타이틀 곡이었겠다 싶은 생각도 들게 된다. 반면에 이어지는 다섯번째 트랙이자 이번 앨범의 타이틀 곡인 '비밀'은 듣는 그 순간 '이 노래가 타이틀이구나'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게 해주는 드라마틱한 스타일의 곡이다.

현란하면서도 스케일이 큰 듯한 느낌도 들고, 반면에 박정현의 맑은 목소리가 돋보이는 그런 곡. 박정현의 4집, 5집 정도 때부터 이런 느낌의 곡들이 자주 보이는 것 같은데, 들을 때 마다 이 곡을 박정현이 아닌 다른 사람이 어떻게 소화해낼지 참 궁금해질 만큼 굉장히 자신의 스타일을 잘 살려서 노래를 살려낸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비밀'과 더불어 이번 앨범에서 특히나 마음에 들었던 곡인 '비가'. 이번 앨범에는 슬픔 보다는 기쁨이 많이 들어가있는데, 이 곡은 그 중에서도 슬픔이 물씬 묻어나오기도 하고, 애절한 멜로디와 박정현의 음색이 잘 어우러져 몇번 듣다보니 어느새 기억속에 남는 그런 곡이 됐다. 이번 앨범에서 대부분의 코러스를 자신이 직접 넣긴 했지만, 특히나 이 곡에서 후반부에 등장하는 박정현의 코러스 부분과 어우러지는 목소리가 특히나 더 마음을 울리는 느낌이어서 좋았다.

그 이후에 나오는 두 트랙은 잔잔한 느낌의 곡인데, 이렇게 전체를 놓고 보니, 발랄하게 시작해서 중간 부분에서 절정을 향해 나아가다가 조용히 앨범의 모든 음악이 마무리 되고 있다. 앨범 전체 순서가 '기승전결'같은 느낌이 든달까. 마지막 트랙의 '만나러 가는 길'에 등장하는 '우리 지금 처럼 사랑해요. 항상 좋은 일만 있을 꺼에요.' 같은 가사를 보더라도 앨범 전체를 마무리 하는 곡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마치 한편의 책이나 영화를 본 것 같이 마무리 되는 느낌이 든다.

개인적으로 어쩌다보니 6집 앨범의 거의 들어보지도 못하고 건너 뛰었다가, 7집을 통해서 다시 접한 박정현의 음악이었는데, 내 무관심 때문에 박정현의 요즘 음악이 좀 별로인가 하는 헛생각도 했지만, 이렇게 다시 듣게되니, 또 한번 박정현의 보컬에 감탄하고 즐기며 음악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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