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이야기/군대이야기

혹한기훈련

by 이와.. 2007. 1. 26.
VJ특공대를 보니 혹한기 훈련을 하는 군인들의 모습이 나온다. 혹한기 훈련. 사실 몸이 힘든 것 중에서는 유격이 최고고 몸과 정신이 너무 힘들었던 훈련은 야외훈련이 아닌 24시간교대로 하는 훈련이었던 BCTP였는데, 혹한기는 춥다는것 이외에는 별 힘든것 없이 나름 재밌게 했었던것 같다.

그런데, 혹한기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떠올려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건, 얼어버린 침낭이다. 침낭이 얼게 된 데에는 일단 텐트를 제대로 치지 못한 탓이 컸었다. 항상 사령대에 내려가서 일을 하느라, 혹한기 훈련에 대비한 텐트치기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게다가 난 이등병- 텐트를 치긴 쳤는데, A형 텐트가 아닌 ㄷ자형 텐트가 됐고, 텐트의 앞,뒤가 뻥 뚫린 상태가 되버렸었다. ㅡㅡ;; 평상시에 사령부 일로 인해 본부대 일에 제대로 참석 못했다는 이유로 인솔간부들에게도 미움 산 불쌍한 참모부 였던지라, 간부들이 텐트 제대로 설치됐는지 살펴봐주지도 않아서, 그 상태에서 판쵸우의를 덧씌워 억지로 텐트의 앞과 뒤를 가리긴 했는데..

문제는 그날 밤.. 취침 시에 침낭안에 뜨거운 물을 넣은 물병을 넣어놓고 잤음에도 불구하고, 혹한의 추위와 더불어 휘몰아치던 바람으로 인해 판쵸우의로 덮어놨던 발쪽에 있던 텐트의 뒷문은 너덜너덜 거리게 됐고, 그 밖으로 텐트안에서 잠을 자던 병사들의 침낭끝이 돌출된 것이었다. 그러다보니 새벽녁에 다들 발끝이 너무 시려서 일어나보니 침낭의 끝 부분이 얼어있던 황당한 상황이.. ㅡㅡ;;

또 뭐있더라. 또 한번은 A형 텐트안에 6명 정도(보통은 3~4명 정도 자던데..)가 들어가 잠을 자다보니 완전히 서로가 다 세로로 모를 서서 겹겹이 포개진 상태로 자던게 기억난다. 한 시간 마다 보초를 위해 근무교대 할때면 6명 전부가 일어날 수 밖에 없었던 상황.. ㅡㅡ;; 거기에 밖에 눈내리고 있으면 군화는 축축하게 젖어버리고.. 어두워서 자기 군화 찾기도 힘들고.. 가뜩이나 이등병인데, 나 교대하는것 때문에 병장들 깨우는것도 나름 공포.. ^^;; 근무 마치고는 솔직히 다시 모두를 깨우면서 들어가 자기가 굉장히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춥다는 그 하나만으로 그 모든 감정을 누르고 선임을 깨우던 생각도 난다. ^^;;

지금 생각하면 그런걸 어찌했나 싶다. ^^ 자세하게 쓰려면 너무 길어지니, 이 정도만 일단 적어야지.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금 사진보니 일병 막 달고 혹한기를 갔나보다. 야상엔 일병오바로크였는데, 철모엔 아직 이등병.. ^^;;

'나의이야기 > 군대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 시절을 떠올려보며..  (0) 2007.12.02
군대시절 짬밥..  (0) 2007.09.05
제대말년 때 즈음..  (0) 2006.09.05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