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 이야기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작가정신

2013년.. 10권..

이 책이 나온지 꽤 오래 된 것으로 기억을 한다. 몇해전에 베스트셀러에 이름이 올라와 있을 때에만 해도 이 책은 전혀 나의 관심밖에 있었다. 그 이유는 단 하나. 파이 라는 단어 때문이었다. 수학에 등장하는 파이라는 기호 때문에 아무 정보도 없이 그냥 수학과 관련한 이야기 인가 싶어서 관심을 두지 않았었다. 단순히 수학이 싫어서 고교시절에 이과가 아닌 문과를 갔던 나였으니 자연스러운 이유로 생각된다.

그러다가 2012년에 라이프 오브 파이라는 이안감독의 영화가 개봉을 하면서 그제서야 이 책이 수학과는 전혀 상관없는 파이라는 인물의 이야기를 다룬 책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아직 이런 저런 이유로 영화 자체는 못 봤지만, tv속에서 종종 봤던 영화의 광고 영상은 나의 흥미를 일으키기엔 충분했고, 그 결과 난 이제서야 이 책을 접하게 됐다.

인도에서 동물원을 하던 한 가족이 캐나다로 떠나던 중 바다에서 조난을 당하고 그때 구명보트에서 호랑이와 함께 표류하며 생존했던 파이라는 소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파이 이야기'는 제한된 공간속에서 생생하게 그 순간을 묘사해내는 것을 읽는 것 만으로도 읽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그뿐 아니라 책의 앞부분에서 파이가 표류하기 전 동물원의 일상과 여러 종교를 접하며 신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려 하는 파이의 이야기를 읽는 부분 역시 여러 면에서 흥미 있었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이렇듯, 전체적으로 이야기를 흥미있게 묘사해내는 문장력이라고 생각된다.

이야기의 마지막 부분에 가서는 이걸 어떻게 생각해야 하지 싶은 반전이라면 반전.. 사실 반전이라기 보단 진실은 무엇일까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전환점이 나타나는데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다시 되짚어 보며 이야기를 처음부터 되새겨가며 읽어보는 것도 재밌었던 부분이다.

파이의 이야기를 통해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파이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어서 즐거웠고.. 책을 읽고 나니 더욱더 영상으로는 또 어떻게 이안감독이 이 이야기를 펼쳐냈을까 확인해 보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