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이야기/영화감상문

소문난 잔치는 과연 어떠했을까?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by 이와.. 2008. 7. 24.

사용자 삽입 이미지



1930년대, 다양한 인종이 뒤엉키고 총칼이 난무하는 무법천지 만주의 축소판 제국 열차에서 각자 다른 방식으로 격동기를 살아가는 조선의 풍운아, 세 명의 남자가 운명처럼 맞닥뜨린다.

 돈 되는 건 뭐든 사냥하는 현상금 사냥꾼 박도원(정우성), 최고가 아니면 참을 수 없는 마적단 두목 박창이(이병헌), 잡초 같은 생명력의 독고다이 열차털이범 윤태구(송강호). 이들은 서로의 정체를 모르는 채 태구가 열차를 털다 발견한 지도를 차지하기 위해 대륙을 누비는 추격전을 펼친다.

 정체 불명의 지도 한 장을 둘러 싼 엇갈리는 추측 속에 일본군, 마적단까지 이들의 레이스에 가담하게 되고… 결과를 알 수 없는 대 혼전 속. 과연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소문난 잔치에 먹을것 없다' 관객들의 기대를 증폭시켰던 대작 영화들 중에 많은 영화들은 저런 평가를 받으며 사라져 갔다. '놈놈놈'은 뭐랄까? 분명 소문난 잔치였고, 먹을것도 풍성했는데, 생각보다 맛은 없는.. 그런 영화였다고나 할까. 맛이 없다기 보단 취향을 타는 맛이여서 어떤사람들에겐 맛있을진 몰라도 그렇지 않은 사람에겐 so so 정도인 그런 영화로 생각된다.

이 영화에 대해서 안좋은 면을 이야기 할때 많은 사람들이 꼽는 이야기의 빈약함. 그냥 보고 즐기면 되지 뭘 그런걸 따지냐고 할 수도 있지만 분명 이야기가 더 튼튼했다면 이 영화는 정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줄 만한 영화였기에 아쉬움이 더 크다. 특히 결말 부분은 좀 엉뚱하다 싶을 정도로 개인적으로는 아쉬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렇지만 또 분명한건, 보는 재미에 있어서는 새로운 만족감을 선사해준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시도되는 웨스턴 스타일. 이전에 '달콤한 인생'을 연출한 감독 답게 이 영화 역시 보여주는 영상에 있어서는 어느 하나 촌스럽거나 빈티나지 않고 그럴싸하게 보여지고 있고, 시종일관 여기저기에서 펑펑 터져나가기에 보는 면에서는 한국 영화로서는 새로운 재미를 보여준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서있는 자태만으로도 멋을 낼 수 있을 정우성과 강렬한 카리스마가 돋보였던 이병헌의 모습도 많은 팬들을 불러 모을 만큼 잘 드러났던것 같고, 정말 저렇게 살아왔을 것 같은 연기를 보여주는 송강호의 모습 역시 돋보였다. 그렇지만 이것은 그들의 멋스러운 모습이나 연기만을 봤을때의 이야기이고, 영화안에 살아숨쉬는 캐릭터로서 이야기를 한다면 셋 중에서 평소에 가장 호감지수가 낮았던 이병헌의 모습이 가장 공감가고 좋았던것 같다. 인물들의 성격이 평면적이여서 좀 단조롭긴 했지만, 평면적이여도 그 셋중에선 가장 뚜렷한 느낌을 살렸던 '놈'인것 같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건 다시 말하면 또 다른 아쉬움 중 하나인데,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중에서 '좋은놈'과 '이상한놈'의 성격이 강하게 드러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좋은 쪽이긴 하지만, 돈으로 인해서 움직이는 인물을 좋은놈이라고 하는 것도 그렇고, 후반에 좀 색다른 면이 나오긴 하지만, 우스꽝 스럽게 행동하는 것으로 '이상한 놈'이라고 하는 것보단 차라리 시종일관 악랄한 모습을 보여준 '나쁜놈'만이 영화에서 가장 잘 살아났다는 느낌이다.

쓰다보니 또 아쉬움에 대한 이야기만 더 길어졌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간에 이야기 했던 장점인 촌스럽지 않게 펑펑 터뜨리는 액션과 인물들의 멋스러움만으로도 즐기기엔 나름 충분했다. 우리나라 웨스턴 무비의 제대로 된 시작이려나. 이런 영화의 또 다른 발전된 모습을 기대해본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