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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self

한때는 그럴 때가 있었습니다..

by 이와.. 2006. 2. 11.
한때는 그럴 때가 있었습니다..

집에서 배불리 밥먹고 왔는데도..

그 애 혼자 밥먹게 하는게 싫어서..

마치 며칠 굶은 사람처럼 그 애 앞에서 보기좋게 밥을 먹었던..



한때는 그럴 때가 있었습니다..

난 콜라가 마시고 싶은데도..

그 애가 커피를 마시고 싶어하는 것 같아서..

나 역시 분위기 있게 커피를 마셨던..



한때는 그럴 때가 있었습니다..

약속시간 몇십분 전에 나와서 기다리다가도..

약속시간에 몇십분이나 늦은 그 애가 오는걸 몰래 기다리고 있다가..

그 애보다 더 늦게 온 척하며 그 애의 미안함을 덜어주었던..



한때는 그럴 때가 있었습니다..

생판 모르는 가수의 얘기를 하는 그 애를 보며..

그 가수 좋아한다는 말과 함께..

집에 가는 길에 당장에 그 가수 앨범을 사들고선..

그 날 하루 종일 그 앨범만 들었던..



한때는 그럴 때가 있었습니다..

친한 친구랑 먼저 영화보고..

군대 휴가나온 친구랑 같은 영화 또보고..

두 번이나 본 영화를 그 애가 아직 못봤다는 이유만으로..

마치 처음보는 것처럼 깔깔대며 봤던..



한때는 그럴 때가 있었습니다..

난 만화책 보는게 좋은데도..

그 애가 어떤 시집이 좋다는 말을 한 것 만으로도..

마치 내가 시인이라도 된 것 마냥 시집을 껴들고 다녔던..



한때는 그럴 때가 있었습니다..

그 애를 너무나도 사랑함에도..

이미 오래전부터 그 애 곁에 있던 그 사람에게서..

그 애가 나쁜 아이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싫어서..

사랑한단 말 못하고..

그냥 바라만 봤던..



한때는 그럴 때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바라만 보던 것으로도..

내 사랑에 만족을 느꼈던..



한때는..

그럴 때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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