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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self

군밤 한 봉지에 엃힌 상상

by 이와.. 2006. 2. 11.
시린 날들입니다..

그만큼 가슴 시리고..

그만큼 따스함이 간절해지는 날들인것 같습니다..



요사이 전 해가 떨어진 이후 집으로 돌아올때면 군밤을 한봉지 삽니다..

군밤을 아주 좋아하는건 아닙니다..

집으로 오는 길에 군밤을 파는 아저씨가 계시더군요..

그냥 스쳐지나가던 중 문득 뒤돌아 보게 됐습니다..

군밤 한봉지 2000원..

조그마한 현수막에 그 말이 적혀있더군요..

그래서 군밤을 샀습니다..

2000원을 건네며..

군밤 한봉지 주세요..

예.. 여깄습니다.. 고맙습니다..

예.. 수고하세요..

아마 한봉지에 2000원이라는 현수막이 없었다면..

전 군밤을 사진 않았을 겁니다..

왜냐구요..

웃긴 얘길지 모르겠지만..

한봉지에 얼마냐고 물어보는게 귀찮았거든요..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당신이 날 사랑하다는 현수막이 나에게 보인다면..

난 당신에게 사랑합니다 라고 말했을 것이라는..

한심한 상상이지요..

한심한 상상이니만큼..

당신은 이리 대답했을지 모르겠습니다..

예.. 여깄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럼 전 이리 말할 수 밖에 없겠지요..

예.. 수고하세요..



시린 날들입니다..

그만큼 가슴 시리고..

그만큼 따스함이 간절해지는 날들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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