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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짧은서평225

마음을 무겁게 적시는 책..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지음, 박은정 옮김/문학동네 2015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의 대표작..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계획없이 들린 서점에서.. 전혀 계획없이 집어들어봤고.. 그래.. 한 번 쯤은 노벨문학상 받은 작가의 책도 읽어보자 라는 아주 단순한 생각으로 손에 들고 나온 책이었다. 그리고, 이 책을 다 읽고 난 이후에 그 우연과 돌발적인 선택이 나에겐 좋은 우연이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 작가의 책을 처음 본 사람이니 작가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아는 척 하는 것이 그렇지만, 알아본 바에 의하면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작가는 본 책과 마찬가지로 사람들과의 인터뷰 형식의 에세이를 많이 쓴다고 한다. 이런 그녀만의 문학세계를 '목소리 소설'이라.. 2015. 12. 17.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 올리버 색스 지음, 조석현 옮김/이마고 이 책의 제목만을 봤을 때 떠오르는 느낌은? 아마도, 재밌는 소설..? 그렇지만, 사실 이 책은 의사인 저자가 자신이 겪어본 특별한 환자들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는 논픽션이다. 책의 제목 그대로 아내를 모자로 착각할 수 밖에 없는 질환을 가지고 있는 남자의 이야기 부터 시작해서, 틱장애를 통해서 자신의 정체성을 가지고 삶을 살아가는 익살꾼 레이, 자폐증을 가지고 있지만 천재적인 예술적 재능을 가지고 있는 인물들까지 다양한 임상 사례들을 다루고 있다. 그렇다면, 이 책을 의학서라고 봐야만 할까? 실제로 저자는 의학적인 접근에 치중하기 보다는(물론 전문 의학적인 관점에서 환자들을 소개하고 있지만..) 환자들이 겪었던 고충에 집중하고, 의사로.. 2015. 11. 17.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생각해보게 해준다. 어떻게 살 것인가 - 유시민 지음/생각의길 유시민.. 사실 난 유시민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도 사실 이명박 정부 때 부터였으니.. 그래서인지, 참여정부 시절 그의 행보 중 어떤 모습들은 너무 나간다는 생각에 마음에 들지 않았던 적도 있었다. 그런 유시민을 다시 보게 된 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후 장례식장에서의 그의 모습을 통해서이다. 그의 절절한 마음이 그대로 느껴졌달까. 그래봤자 그가 느꼈던 감정의 10%라도 느꼈을지 모르겠지만.. 내가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도 딱 그 때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서 어떻게 적었을지 궁금했다. 참 마음에 안드는 자기계발서 같은 느낌의 제목 아닌가. 책의 서문에서도 유시민 역시 제목에 대한.. 2015. 11. 6.
유쾌한 대서사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열린책들 이야기는 자신의 100세를 기념하는 날 요양원에서 도망치는 주인공 알란의 모습을 그리면서 시작한다. 100세가 넘었는데도 창문을 넘어 낯선 곳을 향해 떠나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단순히 '정정하시네' 정도로만 생각했다가는 이 이야기의 광대함에 큰코 다칠지도 모르겠다. 첫 장에서 그렇게 주인공의 현재 시점의 이야기를 다루다가, 그 뒤로 넘어가면서 주인공의 옛날 이야기들이 등장하기 시작하고, 그 두 시간적 배경속의 주인공이 겪게되는 이야기를 교차하면서 들려준다. 현재 시점의 이야기에서는 주인공의 어찌보면 단순한 일탈 행동이 범죄조직과 연결되고, 거기에 독특한 인물들이 등장하면서 예상 외의 이야기 전개를 보여준다. 독자를 더 황당하게 .. 2015. 11. 1.
전(傳)을 범하다. 전을 범하다저자이정원 지음출판사웅진지식하우스 | 2010-11-01 출간카테고리인문책소개[방자전]보다 발칙하고 [장화, 홍련]보다 잔혹한 13가지 옛 ...글쓴이 평점 전을 범하다. 굉장히 도전적인 제목이 아닐까. 책에서는 4가지의 주제로 나누어서 총 13편의 고전을 다루고 있는데, 제목에서 느낄 수 있는 뉘앙스처럼 일반적으로 생각해왔던 '권선징악' 분위기에서 벗어나 색다른 시각으로 저자의 견해를 풀어내고 있다. 죽은자의 변이라는 주제에서는 장화홍련전, 심청전, 적벽가를 욕망의 늪이라는 주제에서는 장끼전, 토끼전, 지귀설화를 지배자의 힘에서는 홍길동전, 황새결송, 양반전, 김현감호를 나의 재발견에서는 춘향전, 김원전, 전우치전을 다루고 있는데, 모든 작품에서 다양한 판본들의 텍스트를 분석하고, 그 시대의.. 2015. 8. 8.
잠의 사생활 잠의 사생활 - 데이비드 랜들 지음, 이충호 옮김/해나무 잠이 든다는 건.. 정말 그 어느 일 보다 개인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 누군가의 강요로 일부러 잠을 잘 수도 없고.. 심지어는 자기 스스로도 자신에게 잠을 강요할 수 없으니 말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의 제목은 참 그럴듯 하게 잘 지어진 것 같다. 책의 내용은 몽유병으로 인해 고생했던 한 저널리스트가 병원에서 그에 대한 치료법을 얻을 수 없자, 스스로 잠에 대해 많은 것들을 찾아보고, 전문가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면서 얻게된 다양한 잠에 대한 정보를 13가지의 챕터로 분류하여 소개하는 것으로 채워져 있다. 책을 분류하자면 과학서적이라고 해야 할텐데, 저널리스트가 쓴 과학 혹은 인문서적이 많이 들 그러하듯이 쉽게 읽히고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이 되어.. 2015. 7. 29.
나의 한국현대사-정치적으로 접근하지 말자.. 나의 한국현대사 - 유시민 지음/돌베개 나의 한국현대사. 저자는 유시민이다. 정치인으로서 처음 알게 된 사람이고.. 그에 대한 호불호를 따졌을 때 난 중간에 가까운 입장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사실 그에 대해 잘 모른다. 어렴풋이 느끼는건, 합리적으로 생각하려 하는 사람이라는 점.. 한편으로는 그것이 지나쳐 한 쪽으로 모가 나있어서 누군가에게는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사람 같다는 것.. 그 정도로만 알고 있었기에 그가 쓴 책에도 그리 큰 관심을 가진 적은 없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생기는 여러 사건과 사고들을 접하면서.. 최근 10여년 정도 동안에 사회와 정치에 관심을 가지면서 느끼는 우리 사회에 대한 답답함 혹은 궁금증이 커지면서 이 책을 선택하게 됐다. 일단 책의 주제 자체가 내가 원하던 정.. 2014. 11. 26.
단편소설집? 하나의 주제에 맞는 옴니버스 장편소설 같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여자 없는 남자들' 여자 없는 남자들 -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문학동네 여자 없는 남자들.. 하루키의 단편 소설집이다. 총 7편의 소설이 담겨 있고, 그 중 사랑하는 잠자는 해외 판본에만 특별히 수록된 소설이라고 하니 어쨌든 이야기를 하나 더 읽게 된 독자 입장에서는 참으로 반가운 책이다. 각각의 단편 소설들은 당연하게도 그 소설만의 제목을 가지고 있지만, 전체적인 소설의 주제는 책의 제목인 '여자 없는 남자들'에 그대로 드러나 있다고 볼 수 있도록 이야기가 담겨있다. 쉽게 말해 어느 단편이든, '여자 없는 남자들'이라고 제목을 붙여도 될만큼 비슷한 주제를 담고 있다. 그러면서도 각각의 단편이 전부 다 그 만의 개성을 품고 있기도 하고 말이다. 앞에 실린 4편의 단편에 비해서 뒤이어지는 기노, 사랑하는 잠자는.. 2014. 10. 29.
구글은 SKY를 모른다. 구글은 SKY를 모른다 - 이준영 지음/알투스 대한민국 최초의 구글러인 작가가 쓴 명문대가 전부가 아니라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 '구글은 SKY를 모른다.' 사실 이 책의 초반부는 읽기 쉽지 않았다. 내용이 어렵다는 것이 아니라, 너무 맞는 이야기이고 옳은 이야기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냥 뻔하디 뻔한 자기계발서에서 느껴지는 듯한 이야기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누구나 다 알고 있을 만한 이야기의 반복에 저자가 당연하게 이야기하는 그 요점이 사실은 참으로 어려운 것인데, 읽고 있던 나에겐 저자가 '왜 이걸 못해?'라고 다그치는 것 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책의 중반을 넘어가면서 부터는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구글이라는 회사내의 분위기라던지, 그런 분위기를 통해 어떻게 일반 회사와는 다른 문화.. 2014. 8. 14.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현대문학 히가시노 게이고.. 원래 이 작가의 팬이기도 했는데, 올해는 유독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을 많이 읽었다. 6편 정도 읽었나. 하루키와 더불어서 모든 작가 들 중 내 개인적으로는 가장 많은 책을 읽은 작가이기도 한데, 그만큼 또 작가가 많은 작품을 쓰는 스타일이기도 하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그의 여러 작품들 중에서도 소수에 속하는 따뜻한 작품이다. 기본적으로 그의 작품 속에서는 반전, 스릴러, 추리를 바탕으로 그 속에 담긴 인간의 애잔한 감정을 건드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작품은 가벼운 판타지 속에 추리소설 같이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가 맞물려 지면서 만들어내는 사람에 대한 따뜻한 마음이 담겨있는 소설이다. 다 읽고 나니, 이야기 속 .. 2014. 8.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