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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이야기/주절주절

어중간한 생일축하

by 이와.. 2006. 2. 11.
참 오래전 일이다. 한 친구가 나의 생일을 축하해준다며, 저녁에 만나자고 약속을 했었고, 난 그 친구의 생일축하에 들떠서 약속장소로 가기전 옷까지 사입어가며 호들갑을 떨었었다. 그리고, 저녁 늦게 그 친구와 만나서는 그 친구의 아르바이트가 끝날때까지 잠시 기다렸다가, 그 근처에 있었던 그 친구의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걸으며 가다보니 시간은 어느덧 새벽 0시.. 내 생일이 막 시작되려는 시점에서 그 친구가 자신의 워크맨을 들어보라며 나에게 건넸다.



그때 흘러나오던 "Happy birthday to you~ this is your day~ .. " 생각지 못한 음악선물에 정말 깜짝 놀랐던게 기억이 난다. 그러면서 그 친구가 건네줬던 몇십장의 엽서들.. 그 안에 적혀있던 이런 저런 이야기들.. 지금 생각해도 눈물이 날 정도로 고마웠고, 기뻤던 선물이다.



문제는 그 친구에 집에 도착해서는 이런 저런 이야기 잠시 나누다보니, 그 친구가 피곤함을 이기지 못해 잠이 들어버렸다는 정도랄까.. 덕분에 난 그냥 멍하니 그 친구 자는 모습 바라보며 밤을 지새웠던것 같다. 그 이후에 어떻게 했더라.. 아침에 그냥 집으로 돌아왔었나.. 기억이 너무나 흐려졌지만, 참 인상깊은 생일이였고, 마무리가 참 어중간해서 더욱더 기억에 남는것 같다. 기억이 흐려졌다면서 기억에 남는것 같다라는 표현을 같이 쓰니 이상하지만, 나에게 생일에 대한 기억이 남아있는 거라고는 인생을 통털어서, 다섯번이 안되기에 이 정도의 기억이면 꽤나 인상깊은 생일이라 할수 있을듯 하다.



갈수록 생일은 아무 것도 아닌 날이 되어가지만, 때로는 그렇게 가슴 설레이던 시절도 있긴 했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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